삼성전자 | 비메모리 업체 인수하나

“지금은 삼성이 AMD를 인수해야 할 때, AMD는 삼성을 받아들여야 할 때다.” 한 외신의 기사 제목이다. 최근 이런 내용의 외신보도가 늘었다. 외신은 소문임을 강조하면서도 인수가 이뤄지면 양사에 윈윈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 최근 삼성전자가 AMD를 인수해야 한다는 외신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외신들이 삼성전자의 AMD 인수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IT전문 매체 익스트림테크는 “삼성전자 자본의 투입은 AMD 칩 개발자들이 다시 개발에 매진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투자 관련 전문 매체인 밸류워크는 “삼성전자의 AMD 인수가 현실이 된다면 한국 회사는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왜 이런 보도가 나오고 있을까. 삼성전자가 종합반도체 분야 1위를 목표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이 4.2%에 불과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의 비율은 2대8. 삼성이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연구·개발(R&D) 투자만으로 비메모리 반도체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제호 서울대(경영학) 교수는 “비메모리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투자가 아니라 기술력 있는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며 “비메모리 분야의 핵심 설계를 삼성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경쟁력 있는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를 인수해 설계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AMD가 삼성전자의 인수대상으로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AMD는 팹리스 분야에서 세계 3위의 기업이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대부분 펩리스가 설계를 하고 수탁생산 업체(파운드리)가 제작을 맡는다. AMD는 한때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인텔을 위협하는 팹리스 강자였다. 하지만 신제품이 연이어 실패하면서 자금난에 빠졌고 점유율이 떨어졌다. 업계는 삼성의 자금력을 토대로 AMD의 설계기술을 발전시키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의 친밀한 관계도 인수설에 불을 지피고 있다. AMD는 최근 삼성전자와 손잡고 고용량 데이터를 끊김 없이 전송하는 ‘프리싱크’ 모니터를 개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AMD가 모바일 설계에서는 경쟁력이 없지만 CPU와 그래픽프로세서(GPU) 분야의 기술력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제호 교수는 “굳이 AMD일 필요는 없지만 삼성에게 경쟁력 있는 팹리스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부문 사장단을 이끌고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것도 M&A 후보군을 찾으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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