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 빠진 의류소매업체

▲ 의류소매시장의 업황 개선은 당분간 어려율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의류소매시장의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전체적인 불황의 탓이 크지만 백화점이나 거리의 매장을 방문하기보다는 인터넷이나 아웃렛, 해외 직구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타격이 더 크다. 그러자 국내 의류업체들은 업황 개선에 기대기보다는 각자의 전략을 세워 불황 타개에 나서고 있다.

의류판매가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백화점 내 의류(여성정장ㆍ캐주얼ㆍ남성의류)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7%, -6.3% 하락했다. 특히 남성의류는 2013년 12월부터 15개월 연속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하던 해외 유명브랜드 판매량도 주춤하는 등 백화점 패션 부문 전반에 의류소비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4월 진행 중인 봄 할인행사들 역시 지난해 같은 행사 대비 3% 성장에 그쳤다. 이런 상황은 2분기에도 이어져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의류소매시장 성장세도 제자리걸음이다. 2014년 의류소매시장 규모는 약 51조6000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1.8%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의류시장 성장률은 2010년 9.2%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4년 1%대까지 급락했다. 순수소매시장이 2년 연속(2013년과 2014년) 전년 대비 1.3% 성장한 걸 감안하면 시장 대비 초과성장이지만, 이 성장은 글로벌SPA브랜드의 선전이나 아웃도어 시장의 확대 등 특정 의류시장의 팽창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더구나 합리적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온라인쇼핑이나 아웃렛 쪽으로 소비자의 유통채널 선호도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주요 의류 유통채널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백화점의 집객력이 계속 약화되고, 해외직구가 증가하면서 국내업체 의류 수요 감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다시 국내 의류시장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대부분의 의류업체들은 매출 감소와 그에 따른 고정비 부담 가중, 재고자산 증가, 할인판매로 인한 원가율 상승과 수익성 악화 등에 직면하고 있다. 업황 개선이 묘연하고, 실적이 하락해 주가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독자적인 성장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섬은 자체브랜드의 고품질ㆍ고품격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실제로 디자인을 강화해 지난 3월부터 한달간 프랑스 파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팝업스토어 공간을 제공받기도 했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비교적 높은 정상가판매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때문에 하반기부터 매출 성장세가 기대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이마트에 입점한 의류브랜드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JAJU’로 제품 품목을 확장하는 전략으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할인점 의류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마진이 적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마진의 하향안정화가 우려된다.

LF(옛 LG패션)는 상대적으로 약한 브랜드파워와 그룹 유통망으로 외형성장은 더딘 편이다. 꾸준한 재고관리와 아웃소싱업체 통합을 통한 원가율 개선으로 마진 방어에 성공하고 있다는 건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현재 LF의 보유 브랜드 대부분이 축소되고 있는 중가시장에 포진해 있다는 점과 상대적으로 약한 브랜드파워를 고려하면 단기적인 실적 성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혜련 NH투자증권 연구원 kay.kim@nhwm.com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