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투자철칙

▲ 깊은 골짜기가 많은 산을 안전하게 오르려면 무리한 욕심은 버려야 한다. [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35년. 코스피의 역사다. 투자자들은 이 기간에 4번의 거대한 변동성을 경험했다. 앞으로도 수많은 위기와 기회가 몰려들 것이다. 상승장에서 내려올 준비를 하는 용기, 하락장에서 참고 기다리는 인내,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신중함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큰코다칠 수 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 코스피 그래프를 보고 있노라면 이 말이 떠오른다. 1980년 시작된 코스피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그래프는 그 자체가 거대한 산맥과도 같다. 무엇보다 종합2지수 100포인트~2000포인트의 변동성이 내포돼 있다. 1990년대 초반 버블 붕괴, IMF 외환위기, 2000년대 초반 IT 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4차례 변동성의 흔적도 진하다.  이런 상황이 어떤 이들에겐 운 좋게도 기회로 작용했을 거다.

하지만 그런 운은 말 그대로 운이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을 일상으로 착각하면 비이성적인 투자가 되고 만다. 확실한 것은 영원히 계속해서 오르는 주식도 없고 바닥을 알 수 없이 하락만 하는 시장도 없다는 사실이다.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계속해서 오르는 주식도, 계속해서 떨어지기만 하는 시장도 없다는 사실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아울러 급격하게 오르내리는 시장에선 더욱 신중하게 행동한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걸 자제한다는 얘기다. 여기엔 단기적인 수익을 좇는 이들보다 느긋하게 투자를 지속한 사람의 투자결과가 훨씬 좋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사람은 자기에게 유리한 건 조금 과장해서 말하고, 반대의 사실은 축소 또는 숨기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자랑하기 조금은 민망한 수준에 만족하고 상승장에서 내려오는 용기가 필요하다.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좀 더 참고 인내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흔히 1000만원을 3년 투자해서 10% 수익을 보고 팔았다는 말을 들으면 “그까짓 것”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은행금리가 1~2%인 것을 감안하면 3년 묶어야 5%도 안 되는 판에 2배인 수익을 얻었는데 어디 그게 작은 것인가. 거기에 세금도 거의 없는 투자 수익인데 말이다. 투자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면 그것은 합리적인 돈 관리 수단이다. 하지만 잘못 해석하면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은 등산가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주식시장에서도 통용된다. 위험을 선호하고 즐기는 리스크(Risk)-테이커(taker) 유형의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주식시장의 위험을 최소화하려 할 것이다. 합리적인 투자를 하는 건 단순하다. 적당한 높이에서는 내려갈 때를 생각하는 것이다. 저금리일수록 그런 생각과 행동은 더욱 필요하다.

주식이나 주식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정확히 그리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주식이나 주식시장에 변화를 주는 요인이 수백가지 또는 수천가지에 이르는데 그것을 모두 고려해 주가나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확률이 높은 예상을 하려는 노력에 불과할 뿐이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엉클조 대표) iuncle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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