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면세점 업계 전망

‘메르스 사태’로 잘나가던 화장품·면세점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건 아니다. 성장세가 주춤했을 뿐이다. 그만큼 살아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화장품과 면세점 산업의 회복 속도는 조금 다를 듯하다. 현재로선 면세점보단 화장품의 회복력이 더 빠를 전망이다.

▲ 7월 28일 정부가 메르스 종식을 선언해 중국 관광객의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사진=뉴시스]
올해 6월 유커誘客(중국인 관광객)의 수는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면세점 매출 역시 같은 기간 28% 줄었다. 하지만 전망은 긍정적이다. 메르스가 종식되면서 중국 여행사의 한국 여행 상품 판매가 다시 늘어나고 있어서다. 중국 여행사는 7월 중순을 기점으로 방한訪韓 여행객 모집을 시작했다. 저비용 항공사를 중심으로 항공 편수도 다시 늘고 있다.

정부는 유커를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도 내놨다. 단체 관광객 비자 발급 시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일본 단체 비자를 소지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에겐 무비자 입국도 허용한다. 서울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160억원을 투자한다. 물론 여행 시장 특성상 빨라야 8월 중하순부터 실질적인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관련 업체의 3분기 실적 역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망이 어두운 것도 아니다. 화장품 부문과 면세점 채널의 실적은 메르스 영향에도 전년 대비 각각 28%, 141%씩 성장했다. 메르스가 터지기 전 시장의 예상치는 밑돌았지만 시장의 우려를 감안하면 눈부신 실적이다. 화장품 부문에선 특히 LG생활건강의 실적이 돋보였는데,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상 연결기준)은 전년 대비 14.8%, 38.4%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의 실적은 화장품 부문에서 두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메이저 화장품 업체들의 2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거라는 점을 시사한다. 둘째, 시장 컨센서스(예상치)의 하락세가 조기에 마무리되면서 메르스 이후 커진 주가 변동폭이 좁아질 전망이다. 다시 말해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 LG생활건강 등 메이저 화장품 업체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거다.

면세점 부문은 얘기가 조금 다르다.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허가 업체의 주가상승폭이 컸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7월 17일 주가는 7월 9일 대비 230% 이상 올랐고, 하나투어도 같은 기간 20%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신규 시내 면세점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호텔신라(HDC신라면세점)의 주가상승률이 10% 정도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규 허가 업체의 상승폭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면세점, 하나투어의 SM면세점은 HDC신라면세점에 비해 실적 기여도나 가시성 측면에서 크게 떨어진다. 게다가 면세점 사업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여행객들의 구매 수요가 높은 명품을 들여오는 소싱 능력이 없으면 직매입으로 인한 재고 부담과 높은 판관비(판매·관리비)의 영향으로 많은 영업이익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특히 2016년은 오픈 첫해라 실적 기여도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이익이 정상적으로 창출되는 시기는 2017년 이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화장품과 면세점 업계 모두 메르스의 영향을 이겨내고 성장했지만 기대치는 달리 봐야 한다는 말이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forsword@hana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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