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순신의 CEO Story

▲ 안정을 누리고 싶다는 마음이 클수록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누구나 익숙한 자리에 머무르며 편하게 지내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정도면 괜찮다’라는 생각으로 자기만족에 빠져 처음의 열정을 잊고 살아간다. 그래서 대다수의 직장인은 자신의 터전 밖으로 나오기를 꺼리면서도 성공된 미래의 꿈을 동경하는 모순 속에서 살고 있다.

얼마 전 알게 된 A이사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13년 동안 한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일하던 그는 지금 프리랜서로 5개 회사에서 기본급을 받지 않고 업무를 보고 있다. “고정된 월급도 없고 프리랜서로 일하면 불안하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 A이사는 생각지도 못한 답을 했다. “월급을 받으면 그 회사에 종속이 됩니다. 저는 1인 기업처럼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고 제가 일한 만큼 한계 없는 보상을 받고 싶습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신으로 일하는 그는 “이전 직장에 있을 때보다 몇 배의 돈을 번다”는 말도 덧붙였는데 다른 세상 이야기 같았다. 놀라서 말을 잇지 못하자 자신의 용기 있는 첫 인생 스토리를 들려줬다.  A이사는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타성에 젖었던 적이 있었다고 했다. 안주하며 편하게 머무를 것인지,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발전해 나갈 것인지 고민하던 중 오랫동안 염원하던 꿈이 생각났다.

자전거로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것이었다. 바쁜 직장 생활과 시간, 비용 등 현실적인 문제로 계속해서 미뤄왔었는데, 영영 못 하면 나중에 땅을 치며 후회할 것 같았다.  가족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만류했지만 자전거 하나 달랑 들고서 미국으로 떠났고, 50여일 동안 쉬지 않고 달려 서부에서 동부로 대륙 횡단에 성공했다. 그는 “이 무모하게 보이는 일을 통해 잊고 있던 ‘자신의 삶에 대한 도전의식과 열정’을 깨달을 수 있었다”며 환하게 웃음지었다.

그와 대화하던 중 문득 필자가 겪은 비슷한 경험이 머리를 스쳤다. 20여년 전 미국 기업에서 세일즈 매니저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던 중 취급하던 품목이 대부분 수입금지조치를 당하해 어쩔 수 없이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때 필자는 두 갈래의 갈림길에 섰는데, ‘모두가 선망하는 외국계 은행의 마케팅 매니저로 갈 것인지’ ‘불모지나 다름없던 헤드헌팅의 길로 갈 것인지’ 였다.

당시 그 은행에는 프라이빗 뱅크(PB)가 신설돼 전망이 좋았고, 함께 일하던 부하직원이 2명이나 자리를 잡고 필자에게 입사 제의를 할 정도여서 안정적인 직장으로 보였다. 그에 비해 헤드헌팅은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인지 아는 사람조차 거의 없는 척박하기 그지없는 미지의 땅이었다.  대부분의 지인들은 “안정된 직장을 택하라”는 조언을 했지만 그때는 1988년 올림픽 후 전세계의 다국적 기업이 한국시장을 겨냥하여 물밀듯이 들어오던 시기였다. 필자는 다국적 기업이 국내에서 인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헤드헌팅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블루오션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 세계로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그후 우리나라 1세대 헤드헌터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지금까지 달려왔다. 현재 이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으며 “인재를 찾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 “믿고 맡길 수 있는 회사”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지금 자신이 누리고 있는 안정감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불확실한 결과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든다. 하

지만 이런 태도로는 더 이상의 발전과 성장을 꾀할 수 없다. 성공한 사람들의 인생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새로운 것에 대한 지속적인 도전이다. 싱가포르의 국부인 리콴유 전 총리는 “내가 두려워하는 건 현실 안주다.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있을 때 사람들은 적은 노동으로 더 많이 원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 약간의 고통을 감수하면 미래에 더 편안해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안정만 추구하다가는 조금씩 뜨거워지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천천히 죽어가게 될지도 모른다. 마음 깊은 곳에 내재된 도전 의식을 발휘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을 찾기 바란다.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이사 susie@you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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