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소금에 버무린 김치와 된장이 건강식인지 지켜봐야 한다. [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김치와 된장찌개는 건강식일까. 필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김치는 염장을 지른 채소에 불과하며, 된장찌개는 소금에 버무린 콩을 풀어 끓인 짠물일 뿐이다. 자글자글 끓고 있는 김치나 된장찌개를 시원하다며 퍼 마신들 위암이나 후두암, 또는 비만밖에 더 부르겠는가.  먼저 김치의 속을 파보자. 전통식이란 명칭이 붙긴 했지만 고춧가루에 버무린 김치의 역사는 수백년에 불과하다. 짠지라 하여 무를 소금에 절여 먹은 게 김치의 전신이다. 물 만 밥에 짠지 한 조각은 그야말로 가난의 대명사인데, 그조차도 배불리 먹지 못하던 게 우리의 과거다.

필자는 발효식품이 건강에 도움을 주는지 여부에 회의적이다. 김치의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유산이나 젖산균을 우리가 먹는 게 건강에 이롭다고 한들, 이것은 이미 우리 몸에 있던 균이 아니겠는가. 그런 균들이 ‘김치’라는 외인성 요인에 의해 우리 몸 속에 추가 유입되는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같은 종류의 균이지만 탄생 배경과 출신이 다른 균들이 장에서 만나 원활하게 협업을 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물론 필자가 김치를 구성하는 재료의 긍정적 측면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소금에 잔뜩 절인 밥 반찬을 마치 건강식품처럼 오인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싱싱한 채소를 접하기 힘드니 김치라도 많이 먹자는 생각보다는 차라리 물에 씻은 김치를 가위로 잘라 밥 반찬으로 먹는 편이 낫다.  채소의 순기능을 기대하고 김치를 먹는 것은 산삼 한 뿌리를 독주에 담가 놓고 벌컥벌컥 마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인간의 몸에 유용한 먹거리는 자연에서 올라와 가공되는 순간 그 소임을 다한다.

훌륭한 단백질의 공급원인 오징어가 자극적인 고춧가루와 소금으로 염장이 된 채 젓갈이라는 명찰을 달고 식탁에 오르면 더는 그 역할을 할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금을 많이 먹어 나트륨이 과하게 혈중으로 유입되면 우리 몸은 항상성 유지를 위해 (혈액 속에) 수분을 비축한다. 그러면 혈관이 팽창해 혈압이 상승하고, 몸은 붓는다. 또한 인체는 지방을 더 이상 분해하지 않는다. 몸이 퉁퉁 부은 이 상태가 지속되는 걸 ‘부종 비만’이라 부르는데, 이는 싱겁게 먹는 식습관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전통음식인 된장찌개도 몸에 좋은 건 아니다. 발효와 보존을 위한 수단으로 염장을 지른 된장이 단백질과 유익균이 있다는 이유로 좋은 음식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까. 콩은 좋지만 그것이 된장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전통음식의 역기능을 부각하는 필자도 마음이 편치는 않다. 우리가 너무 짜게 먹기에, 그리고 그 중심에 전통 음식이 오롯이 자리잡고 있기에 하는 마음 아픈 얘기다. 
박창희 다이어트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