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제조업 경기
7월 모든 산업의 생산이 6월 대비 0.5% 증가했다(KB투자증권 보고서). 2개월 연속 증가세다. 하지만 주력 업종이 몰려 있는 광공업 생산은 같은 기간 0.5% 감소했다. 출하는 전월보다 0.4% 늘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 1.9% 감소했다. 반면 재고의 상황은 다르다. 전월보다 0.6%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전년과 비교해도 4.9% 늘어났다. 요약하면 생산과 출하보다 재고 증가폭이 훨씬 더 컸던 셈이다.
비율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제조업의 7월 가동률은 92.8%로 6월 93.4%에 비해 0.6%포인트 하락했다. 1분기와 2분기에 기록한 92.4%, 92.1%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지만, 전년 동기(94%) 대비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100%를 넘는 업종이 음료 제조업, 목재·나무제품 제조업, 석유정제품, 금속가공제품,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 가구 제조업 등이다. 반면 가동률이 90%를 밑도는 업종은 의복, 전자부품, 의료기기, 기계장비,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 등이다.
하지만 제조업 재고율은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한 129.2%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침체했던 2008년 12월의 129.5%에 근접한 수준이다. 업종별로 보면 재고율이 낮은 업종은 음료, 담배 제조업, 금속 가공제품, 비금속광물, 석유정제품 제조업 등 내수 관련 업종이나 원재료 수입 판매 업종이었다. 반면 재고율이 높은 업종은 전자부품, 자동차·트레일러, 1차 금속, 기계장비, 가구 제조업 등 수출 관련 업종이나 원재료를 투입해 제품으로 완성하는 가공 단계 업종이었다.
제조업의 선행지표인 재고순환지표도 전월보다 1.2%포인트 개선됐지만, 6월 기저효과(7.9% 하락)가 한몫한 것이다. 연초 이후 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니, 사이클상으로는 여전히 하락세다. 특히 전자부품·기계장비·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종의 재고순환 사이클은 계속 하락세다. 전반적으로 재고 누적으로 인해 출하 감소, 가동률 저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맥락으로 볼 때 국내 제조업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 셈이다. 제조업의 경기 회복 시점이 아직 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경기 사이클에서 하강 압력이 더 커져 재고순환시계로 보면 전반적인 둔화국면”이라며 “때문에 제조업의 생산활동, 재고율, 재고순환시계 등의 최근 추이를 감안하면 3분기 국내 생산활동, 국내총생산(GDP) 성장 역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문 연구원은 “다른 서비스업과 건설업, 공공업 등에서 얼마나 반등을 보일 것인가가 관건인데, 사실 제조업 내수출하 추이만 봐도 다른 산업에서 강한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김정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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