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14일 항소심서 집행유예 선고 받아
재판부는 강 전 회장에게 “기업범죄가 경제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감안하면 각성을 촉구하는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경영 정상화와 그룹의 회생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개인 재산을 출자해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STX장학재단을 설립해 사회적 공헌을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심은 강 전 회장의 분식회계 혐의 중 5841억원 상당을 유죄로 인정했지만 항소심은 강 전 회장이 회계 담당자들과 공모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모두 무죄로 봤다. 분식회계로 꾸민 허위 재무제표로 은행 대출 9000억원을 받은 혐의(사기)와 1조75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ㆍ판매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을 무죄로 판단한 거다.
재판부는 또 “검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자 이 손실을 가리기 위해 분식회계를 했다고 공소를 제기했다”면서 “하지만 피고인은 환손실에 관해 잘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회계담당자인 김 전 STX조선해양 CFO는 모든 내용을 피고인(강 전 회장)에게 가감 없이 보고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 과정에서 구체적인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때문에 분식회계는 묵시적인 공모로 그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강 전 회장은 선고공판 후 40분쯤 뒤 회색 양복 차림으로 법원 건물에서 나와 “이렇게 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STX그룹 재건에 나설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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