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 사라지자 소비 둔화

▲ 정부와 유통채널의 세일이 끝나자 소비심리는 다시 위축됐다.[사진=뉴시스]
약발은 끝났다. 정부의 단발성 소비 진작책이 사라지자 개선세를 보이던 소비심리가 6개월 만에 뒷걸음질쳤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 사태 이후 남발한 세일 이벤트 약발이 떨어진 데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악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와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책적 뒷받침이 된 소비 활성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을 무색하게 하는 결과다.

한국은행의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CCSI는 지난 6월 메르스의 여파로 99까지 내려앉았다. 2012년 9월 이후 최저치였다. 정부는 곤두박질 친 소비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부양책을 꺼내들었다. 특히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세일 이벤트를 집중적으로 열었다.

8월 14일~10월 31일 ‘코리아그랜드세일’, 10월 1일~14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11월 20일~12월 15일 ‘K-세일데이’ 등이 잇달아 진행됐다. 곧바로 세일 효과가 나타났다. CCSI는 7월 100으로 소폭 올랐고 이벤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8월 102, 9월 103, 10월 105, 11월 106으로 5개월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추가 이벤트가 없는 12월이 되자 소비심리는 곧바로 얼어붙었다. CCSI가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소비자의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정부와 한은은 소비심리가 위축됐을 뿐 소비급감이 현실화되고 있는 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가 희망에 그칠 공산도 크다. ‘소비절벽’이 가시화하고 있어서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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