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방탄 커피의 효과는 공복감을 조금 해소해주는 것 외엔 아무 것도 없다.[사진=아이클릭아트]
미국은 길을 걷는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비만, 한 사람은 비만 예비군 소리를 듣는 최악의 비만 국가다. 비만은 심장질환과 더불어 당뇨ㆍ암 등 수많은 질병의 방아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인의 비만 의식과 다이어트 상식은 대체 어느 수준일까. 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를 보면 미국인의 비만 해소를 위한 상식 수준은 최악에 가깝다.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방탄 커피(Bullet proof coffee)가 바로 그것이다.

이 위대한 제품의 발명자인 실리콘 밸리의 억만장자 데이브 애스프리의 주장에 의하면 제품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공복에도 속이 쓰리지 않고 활력과 집중력을 불어넣어 준다는 것이다. 둘째는 식욕이 억제되는 최고의 다이어트 식이요법 제품이라는 점이다. 2009년 업무에 지친 데이브 애스프리가 머리를 식히러 떠난 티베트에서 ‘야크 버터 티’를 마시고 받은 영감을 토대로 만들었다고 한다. 자연이 어우러진 차마고도의 지역에서 우연한 기회에 전수받은 비법이란 점이 많은 사람에게 기대와 신비로움을 갖게 한다. 하지만 다른 다이어트 방법이 그렇듯, 대중의 기대가 깨지는 것은 순간의 일이다.

방탄 커피의 제조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블랙커피에 코코넛 오일, 목초 먹인 야크 젖으로 만든 버터 한 큰술을 넣으면 끝이다. 수시로 마시는 커피에 오일이나 버터 등의 유지를 첨가해 음용하므로 공복을 달랠 수 있겠다. 하지만 순기능 이상의 역기능이 있다. 지방의 형성을 촉진하는 물질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방탄 커피는 공복감을 조금 해소해 준다는 의미 외에 그 어떤 긍정적인 것도 없다. 카페인의 이뇨 작용으로 수분 배출 효과는 있겠지만, 그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오히려 유지가 듬뿍 함유된 커피의 음용은 체중 감량에 해가 되며, 더 나아가 무엇인가 시도했다는 정신적 위안이 관리를 소홀하게 만드는 나쁜 동기가 되기도 한다.

필자가 수없이 언급하지만, 다이어트의 핵심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다.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나쁜 생활습관을 하나씩 고쳐나가는 것이 관건이란 거다. 체중을 줄이기 위한 비만인의 노력은 눈물겹다. 문제는 그들이 세우는 계획이 너무도 웅대하고 거창하다는 점이다. 어지간한 실천 의지로 달성이 어렵다 보니 실패를 맛보고 좌절하게 된다. 예를 들어 산만하고 매사에 실수투성이인 어린아이가 있다 치자.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계획을 주고 그것을 달성할 때 칭찬을 해주는 방식으로 용기를 주었다는 사례는 숱하게 많다. 어른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너무 사소해 실패조차 하기 힘든 계획을 세워보자. 부담이 없는 작은 실천이 믿기 힘들 정도로 강한 힘을 발휘한다. 결국 작은 계획과 성공의 반복이 긍정적인 행동을 습관으로 정착시켜 주는 전략이며 그것이 변화를 오래 지속시키는 힘이 된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