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선 박대박부대찌개 대표

▲ 박병선 대표는 누구나 대박사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부대찌개란 ‘군대의 찌개’란 뜻이다. 한국전쟁 직후 의정부시에 주둔하던 미국부대의 햄과 소시지 등 잉여 음식을 이용해 끓여 먹었던 찌개다. 현재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적 음식이 됐다. 이 부대찌개 하나로 20년 동안 맛집으로 만든 이가 박병선(45) 대표다. 그녀의 부대찌개 사랑 이야기를 들었다.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한 이들이 늘고 있다. 장기 경기불황으로 취업은 바늘구멍보다 좁아졌다. 여기에 자신만의 사업을 영위하려는 젊은층이 창업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박대박부대찌개로 20년 동안 부대찌개 맛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병선 대표도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22세에 창업시장에 뛰어들었다.

1980년대 후반, 17세였던 그녀는 토스트가게를 하는 엄마의 일을 도왔다. 주말에는 몸이 안 좋은 엄마를 대신해 혼자 손님을 맞기도 했다. 당시 그녀의 주머니에는 구겨진 1000원짜리가 가득했다. “돈의 흐름이 보였고, 희열을 느꼈어요. 그때부터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엄마에게 통사정해 자신이 모은 돈과 합쳐 호프집을 차렸다. 3년 후 음식점으로 업종을 바꾼 그녀는 20년 전 부대찌개로 다시 출발하게 된다. 부대찌개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누구나 잘 먹을 수 있는 평범한 음식이기 때문이죠. 또 의정부 출신인 제가 늘 먹던 음식이라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었죠.”

박대박은 박 대표의 성姓과 ‘대박 나세요’라는 뜻이 합쳐져 만든 이름이다. 지금은 주변 상인들이 박 대표를 부를 때 ‘대박아’라고 부른다. 이제 ‘박대박’이라는 브랜드는 박 대표의 이름이나 다름없게 된 것이다. 박대박의 부대찌개는 한국인 입맛에 안성맞춤이다. 고추장과 된장이 잘 배합된 양념장이 깊은 맛을 자아낸다. 부대찌개 말고도 모둠스테이크, 삼겹살, 매운갈비찜 등을 판매하지만 그래도 주력 메뉴는 부대찌개다. “꾸준히 한 메뉴를 주력으로 다루다 보니까 단골손님도 늘어나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어요. 그 덕분인지 IMF 위기도 무사히 넘겼죠.” 현재 박대박부대찌개는 본사와 직영점 4개를 운영하고 있다.

 
박대박부대찌개가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뭘까. 첫째 요소는 한결같은 맛이다. 다양한 손님들의 입맛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을 고수한다. 이에 따라 맛 연구는 필수다. 된장과 고추장을 하루에도 몇번씩 맛을 보면서 맛이 변하는 것을 방지한다. “손님에게 부끄럽지 않는 음식을 만들고 싶었죠. 제가 음식 맛을 가장 잘 알아야 하고 맛있다고 느껴야 당당히 내놓을 수 있으니까요.” 또 하나는 직원 관리다. 평균 15년 근속은 기본이다. 오래되고 익숙한 직원들로 인해 단골손님의 기분은 더욱 좋아진다.

최근 그녀는 새로운 신메뉴도 개발했다. 중식당의 인기 메뉴인 해물짬뽕에 부대찌개를 결합한 거다. 불맛이 나는 짬뽕에 푸짐한 해물을 넣은 신개념 부대찌개다. 4월에 선보이면서 고객 반응은 폭발적이다. 얼큰함과 개운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는 평가다.

돈을 벌기 위해 쉼 없이 달려온 그녀의 바람은 박대박부대찌개라는 브랜드로 명예로운 사업을 해보는 거다. 오래전부터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부활동도 꾸준히 해오는 것도 고객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주자는 의미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프랜차이즈 가맹사업도 계획 중이다. “열심히 노력하면 박대박부대찌개로 누구나 또순이 대박사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자수성가한 그녀의 노하우가 외식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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