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파문❷ EU 정상 “탈퇴서 내라” vs 캐머런 총리 “준비 안 돼”

▲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27일 베를린에서 영국의 리스본 50조 발동을 촉구했다.[사진=뉴시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재협상 시기를 놓고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신경전이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 일단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영국이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긴 전까지 재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리스본 조약 50조는 EU 탈퇴에 적용되는 규정·절차 등을 다루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등은 독일 베를린에서 브렉시트의 후속 대책을 논의한 후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이 EU 탈퇴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엔 어떤 협상도 없다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브렉시트는 매우 고통스럽고 유감스러운 결정”이라면서 “영국이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기 전까지는 (영국과의) 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과 렌치 총리는 ‘영국 없는 새로운 EU’의 현재와 미래를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선 가능한 한 빨리 영국의 EU 탈퇴를 처리한 뒤 남은 유럽 27개국이 직면한 테러와의 전쟁, 국경 문제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우리는 영국의 EU 탈퇴와 EU 27개국이 처한 새로운 문제를 다루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불확실성보다 더 나쁜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렌치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가) 슬픈 일이지만, 한편으론 유럽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쓸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EU 회원국의 탈퇴 절차는 해당국이 EU에 탈퇴 결정 사실을 통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통보 이후 EU와 해당국은 회원국 지위와 관련한 재협상을 벌이며 기간은 2년이다. EU는 현재 영국 정부로부터 회원국 탈퇴 통보를 기다리고 있지만 영국 측은 정확한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EU 주요국 정상들의 압박 발언에도 데이비드 캐머럴 영국 총리는 “공식 탈퇴 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면서 뜸을 들이고 있다. EU와의 협상에서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노미정 더스쿠프 기자 noet85@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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