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서 배워라

실패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실패의 과정에도 교훈은 있다. 그 과정에서 범한 과오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성공으로 가는 길이 보이게 마련이라서다. 하지만 여기엔 큰 전제조건이 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성공과 발전의 과정에서 벌어진 실패는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성공을 위해서는 실패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도요타, 닛산자동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본 3대 자동차기업 중 하나인 혼다. 글로벌 다국적기업인 혼다의 사명社名은 유명하지만 이 기업의 슬로건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혼다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빨간 글자의 ‘HONDA’ 로고다. 그리고 그 밑에 ‘The Power of Dreams’라는 슬로건이 보인다. 이는 혼다의 창업주인 ‘혼다 소이치로’가 만들어낸 독특한 기업문화를 한마디로 정의해 주고 있다.

▲ 도요타는 실패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위기에 처한 대표적인 기업이다.[사진=뉴시스]
실제로 혼다의 자동차박물관 현관 로비에는 혼다 소이치로가 직접 쓴 ‘몽夢’이라는 글자가 전시돼 있고, 그것(꿈)을 실천하기 위한 실패를 권장하고 있다. ‘올해의 실패왕’ 제도가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혼다는 매년 연구자 가운데 가장 큰 실패를 한 직원에게 100만엔(약 1120만원)을 지급한다. 실패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이 혼다이즘의 기본 전제라는 얘기다. 이는 창조는 반드시 시행착오를 거쳐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어서다. 최선을 다한 실패를 인정하고 도전을 중요시하는 혼다의 기업문화가 이 기업을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혼다에는 사장ㆍ부장ㆍ차장 등의 호칭 대신 이름을 부른다. 임원을 위한 독방, 임원실도 없다. 혼다는 사장을 포함해 40여명의 중역들이 개인 사무실 없이 한방에서 함께 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장 책상 뒤로 다른 중역들 책상 40여개가 흩어져 있다. 사장 왼쪽에는 다른 중역들끼리 회의를 하거나 손님을 맞을 때 쓰는 원탁만 있다. 이런 사무실 분위기는 혼다 소이치로 이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빠른 커뮤니케이션과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는 얘기다. 열린 공간에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누는 수평적인 의사소통 구조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가 혼다를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패를 성공의 지름길로 삼은 사례도 있다. 브라이언 트레이시 인터내셔널의 회장인 ‘브라이언 트레이시’다. 그는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학교생활과 성적도 좋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그의 첫번째 직업은 호텔 주방의 접시닦이였다. 이후에도 목재소ㆍ주유소ㆍ주차장ㆍ화물선 등 먹고살기 위해 거친 직업만 22가지가 넘는다. 하지만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현재 연간 3000만 달러(약 344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인력개발회사 ‘브라이언 트레이시 인터내셔널’ 회장이 됐다.

최선 다한 실패는 인정해야

그리고 전세계 25만명의 사람과 1000여개의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성공에 관한 강연회 열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백만불짜리 습관」 「세일즈 슈퍼스타」 「크런치 포인트」 등 42권의나 되는 저서를 발간했고 그의 성공 비법을 담은 이 책은 25개 언어로 변역돼 52개국에 팔려나갔다. 실패한 인생이라 불릴 만한 삶을 살던 그는 어떻게 지금과 같은 놀라운 성공을 이뤄냈을까.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성공의 법칙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공도 우연이 아니고 실패도 우연이 아니다”면서 “성공하는 사람은 성공에 이르는 일을 하는 사람이고 실패한 사람은 그런 일을 하는데 실패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성공한 사람은 엄청나게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포기하지 않는 고집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이라는 열매를 딸 수 있었다는 얘기다.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도 강구했다. 그는 A4 용지에 자신조차 믿을 수 없는 목표를 하나하나 기록했다. 방문 판매를 통해 매월 1000달러(약 114만원)를 벌어들이겠다는 등의 목표였다. 이런 목표가 한달 후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판매 실적을 비약적으로 높인 실력을 인정받아 매월 1000달러의 월급을 받고 판매사원들을 교육하게 된 것이다. 그 후로도 그는 실패를 경험할 때마다 자리에 앉아 종이에 새로운 목표들을 적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생각하면서 실패를 방지했다.

실패의 중요성을 얘기한 경우는 매우 많다. 실패학의 창시자인 하타무라 요타로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는 모든 실패에는 귀중한 지식이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성공과 발전의 과정에서 벌어진 실패는 용서할 수 있는 실패라는 것이다. 실패의 중요성을 얘기한 국내 자료도 있다. 2009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한 ‘실패의 주범’이라는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시도는 많이 있지만 실패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으려는 기업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패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위기에 처한 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는 일본 자동차기업 ‘도요타’다. 이 회사는 2014년 대규모 리콜에 나섰다. 엔진 시동 모터와 시트 레일 결함 등이 발견돼서다. 리콜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27개 차종 676만대에 달했다. 문제는 수년 전부터 소비자가 지적한 불량 문제가 경영층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데 있다. 전문가들은 도요타가 실패 사례를 제대로 연구했다면 ‘품질 신화’가 붕괴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처럼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과거의 실패를 분석하는 것은 중요하다.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현실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실패는 물론 다른 사람의 실패까지도 성공을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실패 경험은 성공 지름길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실패를 겪는다. 이 세상에서 실패를 겪지 않은 사람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꼭 내가 직접 실패를 겪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이나 다른 업체의 실패를 보고 비슷한 유형의 실수나 실패를 충분히 피해갈 수 있다. 다른 사람이나 다른 기업의 실패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패의 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얘기다.
김영호 더스쿠프 겸임기자(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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