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유 展

▲ ❶Sunflower(Van Gogh), 2010, Oil on canvas, 227.3×181.8㎝ ❷Marilyn Monroe(John F.Kennnedy), 2016, Oil on canvas, 162.2×130.3㎝ ❸Crack Madonna and Child, 2016, Oil on canvas, 180×180㎝ ❹정물, 2016, Oil on canvas, 100×80.2㎝
‘얼굴-이중의 이미지’로 10년 전 미술시장에서 스타작가로 급부상한 김동유 작가가 5년 만에 개인전 ‘김동유, 80년대로부터’를 열었다. 초기부터 최근작까지 주요 작품들을 망라하는 약식 회고전이다.

김 작가는 ‘얼굴 속 얼굴’로 일찌감치 명성을 떨쳤다. 멀리서 보면 마릴린 먼로 얼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존 F. 케네디의 수많이 얼굴이 박혀 있는 형식이다. 2005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빈센트 반 고흐를 그린 ‘이중그림’이 8800만원에 낙찰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의 작품은 치솟은 인기로 이듬해 추정가의 25배가 넘는 수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국내 미술계에서 ‘팝아트의 대가’로 올라선 그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은 ‘크랙과 나비’, ‘크랙’ 연작 8점이다. 그동안 선보였던 ‘얼굴 속 얼굴’ 작품들과 달리 신작은 구겨지고 금(crack)이 간 이미지들이다. 성모마리아상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작품도 볼 수 있다. 명화 재해석을 통해 서구 미술사의 권위에 도전하고 인간 욕망의 ‘덧없음’을 담으려고 한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작가는 신작 ‘크랙’ 시리즈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주는 빅뱅에서 시작해 놀라운 안정을 얻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부피가 팽창해 결국 식어버리게 된다. 이게 바로 열사(heat death)이며, 이것이 드러나는 최초의 현상이 바로 크랙이다. 사람들은 성모자상 그림을 보면서 잠시나마 죽음으로부터 구제받는다고 생각해 순간 마음이 편안해진다. 하지만 우주가 차게 식어버리듯 사람들은 결국 죽음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것을 크랙으로 표현했다.”

그는 지난해 교수직도 내놓고 ‘크랙’ 작업의 밀도를 높이고 있다. 작가의 내공이 고스란히 담긴 전시는 2월 6일까지 잠실 롯데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열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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