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 신제품 기세 어디까지…

남양유업의 신제품 ‘루카스9 라떼’의 인기가 심상찮다. 출시 초기 대형마트에선 품귀현상까지 벌어졌다. 남양유업의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남양유업 커피, 모처럼 부는 순풍에 돛을 달 수 있을까.

▲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신제품 '루카스9 라떼'가 인기를 끌고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4월 13일 남양유업의 주가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4월 들어 세번째였다. 주가 상승을 이끈건 남양유업이 새로 출시한 ‘루카스9 라떼’다. 이는 설탕을 넣지 않고 천연우유를 사용한 새로운 타입의 제품으로, 지난해 11월 출시 후 3개월 동안 1000만봉이 판매됐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물량 부족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인기라면 수년간 이어진 커피믹스 사업의 적자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부추긴 셈이다.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부문 매출액은 연간 900억~1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키움증권ㆍ2015년 기준)로 추산된다. 여기에 루카스9 라떼 매출이 더해지면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주리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커피믹스 분야 매출액은 2000억원으로 전망된다”면서 “루카스9 라떼가 700억원가량의 매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3년과 2014년 각각 175억원, 2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남양유업은 2015년 흑자전환(영업이익 201억원)에 성공했다. 2016년엔 이보다 2.5배 성장한 5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루카스9 라떼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하지만 이런 기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커피믹스 시장이 역성장을 피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 규모는 2012년 1조2389억원을 정점으로 축소되고 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커피문화가 ‘커피믹스’에서 ‘커피전문점’으로 옮겨진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뒤늦게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든 남양유업에는 녹록지 않은 환경임에 틀림없다.

2010년 커피믹스 사업을 시작한 남양유업은 2012년 12월 2000억원을 들여 나주 FD(동결건조) 커피공장을 세웠다. 연간 50억개의 커피믹스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시장점유율 50%를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공장 완공 직후인 2013년 5월 ‘대리점 갑질 사건’이 터지면서 역풍을 맞았다. 사건이 남양유업 불매운동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한때 20%를 넘보던 커피믹스 시장점유율이 한자릿수로 급락했고, 지금도 8%(2016년 판매량 기준ㆍ닐슨리서치)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는 덴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며 “루카스9 라떼의 흥행이 실적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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