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찬의 프리즘] 정치는 협치로, 민생은 배려로!
[양재찬의 프리즘] 정치는 협치로, 민생은 배려로!
  • 양재찬 대기자
  • 호수 257
  • 승인 2017.09.25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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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황금연휴 카운트다운
▲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초기보다 소폭 하락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부정적 평가가 많아지는 이유를 곱씹어봐야 한다.[사진=뉴시스]

추석이 낀 최장 열흘 연휴가 코앞이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북적이고 택배차량이 바삐 오가는 한편에선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와 일자리를 못 구한 청년들의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긴 연휴를 틈타 해외여행 길에 오르는 이들이 있는 반면 연휴에도 못 쉬고 일하는 중소업체 근로자와 소상공인이 부지기수다. 주부들은 크게 오른 식료품 가격 때문에 차례 비용이 더 들어간다며 울상이고.

민족 최대 명절에 건국 이래 최장 연휴가 다가오지만, 경제 상황은 침체일로다. 수출이 경기를 떠받치고 있지만 반도체와 자동차를 빼면 빈 수레가 요란한 격이다. 가을 취업 시즌이 다가오는데 8월 취업자 수 증가율이 뚝 떨어지면서 청년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한폭탄처럼 위태로운 가계부채는 대출을 억제한 8ㆍ2 부동산 대책에도 계속 불어나고, 내수 부진도 장기화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으로 미국과 북한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도 집요하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실정이다. 추석을 앞두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장면에 눈시울을 적실 시기인데 들려오는 소식은 북한과 미국 지도자의 격한 말싸움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치권에서 뒤늦게 협치協治의 중요성을 깨달은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차 출국하기 전에 국민의당 대표에게 전화하고 유엔에서도 녹색 넥타이를 맸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야당 비판 발언을 사과하며 고개 숙이고, 여당 의원들도 야당 의원들과 개별 접촉하며 설득한 결과로 보인다. 청와대와 여당은 왜 진즉 이런 협치 자세를 보이지 않았나.

여소야대 정치판에 협치가 요구되듯 양극화로 격차가 벌어지는 민생에는 배려가 절실하다. 소외되고 어려운 계층에 대한 복지를 강화하고,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 마련에 국가와 사회가 더욱 적극 나서야 한다. 추석 연휴에도 부모님 뵐 낯이 없어 고향에 못 가는 청년들이 얼마나 많은가.

숱한 국정과제 겸허히 돌아봐야

한가위 명절이면 귀성ㆍ성묘 행렬을 따라 민심도 움직인다. 출범한지 4개월여 지난 새 정부 성적에 대한 평가도 추석 차례상 머리에서 이뤄질 게다. 청와대와 여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4주 연속 하락하며 60%대(리얼미터 9월 3주차 조사)를 기록하고 부정적 평가가 많아지는 이유를 곱씹어야 할 것이다. 야당들도 정당 지지도가 왜 제자리걸음하거나 한자릿수를 맴도는지 돌아봐야 마땅하다.

과거 대통령선거에서 선택받지 못하면 한동안 자숙하던 것과 달리 현 정치권은 지난 조기 대선에서 후보로 나섰던 인물들이 대부분 각 당 대표 등으로 전면에 나서 활동하고 있다. 마치 5ㆍ9 대선의 후반전을 보는 듯하다. 이들이 자신의 정치 생명을 의식해 정당정치의 본질과 국회의 책무를 저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역설적으로 국회는 대법원장 인준안 표결 과정에서 모처럼 ‘일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구속 상태라서 본회의장에 나올 수 없는 의원을 빼곤 전원 표결에 참여해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국회는 황금연휴 이후 진행될 국정감사와 새해 예산안 및 각종 법안 심의 과정에서도 제대로 기능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

대법원장 인준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지만 찬성률은 역대 최저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협치 정신 아래 야당 및 국민과 더욱 진정성있게 소통하고 대화해야 하는 이유다. 실제로 개혁법안 처리와 대법관 인준 등 국회 문턱을 넘어야만 실행 가능한 일이 한둘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22분간의 유엔 연설에서 ‘평화’를 32번 언급했다고 한다. 국내 정치에서도 그 이상으로 ‘협치’와 ‘소통’을 실천해야 얽히고설킨 문제들이 풀린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선 정치가 국민을 보살피는 대신 국민이 정치를 걱정한다. 올 추석 차례상에서도 많은 이들이 정치를 염려할 것이다. 여야 정치권은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을 포함한 숱한 국정과제를 겸허한 자세로 돌아보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의 대책을 강구함으로써 국민을 안심시켜라.
양재찬 더스쿠프 대기자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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