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비추는 천 개의 거울”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 나눌 계획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한 국내 작가들 [사진 = 김보관 기자]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한 국내 작가들 [사진 = 김보관 기자]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지난 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2019 서울국제작가축제의 개막식이 열렸다. 사회는 김기현, 이승희, 이지영 아나운서가 맡았으며 국제적인 행사로 다양한 관람객이 방문하는 만큼 영어와 수화 통역이 함께 진행됐다. 

한국 대표 비보잉 그룹 갬블러크루의 공연과 함께 시작된 개막식에서는 국내외 32인의 작가가 차례로 소개됐다. 무대로 등장한 세계 각국의 작가들과 국내 작가들은 자리를 메우고 인사를 나눴다.

좌측부터 차례로 김사인 한국문학번역원 원장,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 = 김보관 기자]
좌측부터 차례로 김사인 한국문학번역원 원장,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 = 김보관 기자]

이후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김사인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의 축시 낭송이 이어졌다. 문학을 주제로 한 행사인 만큼 이색적인 축사를 선보인 것이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의 뜻깊은 만남을 축하한다.”며 “작가들에게는 창작의 방향성을 더듬어보고, 독자들에게는 작가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좋은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김사인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좌),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우) [사진 = 김보관 기자]
김사인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좌),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우) [사진 = 김보관 기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우리를 비추는 천 개의 거울”이라는 행사 주제와 관련해 “우리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타자의 얼굴을 마주하게 하는 거울이 바로 문학이다.”는 말과 함께 “여성, 인간소외, 정치억압 등에 대한 작가들의 진지한 대화 들으면서 우리 사회 주변부에 묻혀있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소중한 경험이 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문학을 매개로 한 이번 국제 교류 행사는 한국문학을 해외로 알리고 발전시키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서울국제작가축제가 문학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축제로 자리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동시에 국내 작가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을 약속했다.

행사를 즐기는 관객들 [사진 = 김보관 기자]
행사를 즐기는 관객들 [사진 = 김보관 기자]
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식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식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대표자들의 개막 선포 이후에는 참여 작가들의 대표작과 독자들의 소망이 적힌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행사를 축하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잔디 언덕에 자리한 다양한 인종, 국가, 성별 및 연령의 관객들은 차이에 구애받지 않고 함께 개막식을 즐겼다.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한 김금희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한 김금희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또한, 이번 개막식에는 참여 작가들의 짧은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생각과 특성을 더욱 친근하게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해외 작가의 경우 현장에서 동시통역이 이뤄져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소통이 가능했다.

“작가에게 축제란?”이라는 질문을 받은 김금희 작가는 “홀로 글을 쓰던 방에서 나와 광장에 서 있는 시간이자 독자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라며 서울국제작가축제의 의미를 되새겼다. 베트남에서 한국을 찾은 시인 마이 반펀은 “지금 떠오르는 단어”로 ‘화합’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중국 소설가 류전윈 [사진 = 김보관 기자]
중국 소설가 류전윈 [사진 = 김보관 기자]
일본 소설가 이시이신지 [사진 = 김보관 기자]
일본 소설가 이시이신지 [사진 = 김보관 기자]

한편 한국에 열 번째로 방문한다는 중국 소설가 류전윈은 신간 “방관시대의 사람들”을 소개하며 국내 독자들에게 친근함을 드러냈다. 일본 소설가 이시이신지는 “현재 정치적으로 한국과 일본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라며 “종이에 인쇄된 내용이 아닌 진짜 소리를 통해 독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작가로서 여러분의 목소리를 나만의 방식으로 일본에 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작가 겸 영화감독 아틱라히미 [사진 = 김보관 기자]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작가 겸 영화감독 아틱라히미 [사진 = 김보관 기자]

세계 작가들이 바라보는 서울국제작가축제의 주제 “우리를 비추는 천 개의 거울”과 관련한 질문도 있었다. 프랑스의 작가 겸 언론인 플로랑스 누아빌은 “책은 서로를 알아가는 좋은 수단이자 무기”라며 “천개의 거울은 좋은 주제다. 책이 작가와 독자, 사회를 반영하는 양면의 거울과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작가 겸 영화감독 아틱라히미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진리라는 것은 천 개의 조각으로 나누어진 거울이다. 사람들은 각자 하나의 조각을 가진다.”라는 말과 “오늘 우리는 모두 한 조각씩의 거울을 가지고 있다. 그 조각들을 하나로 모아 하나의 진리를 갖게 될 것이다.”는 이야기를 통해 이번 행사 주제에 힘을 실었다.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한 전성태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한 전성태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한 황정은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한 황정은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국내 유명 작가들의 다정한 한마디도 빠지지 않았다. 개막식 준비에 함께한 전성태 작가는 다소 쌀쌀한 날씨에 아쉬움을 표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찾아준 독자와 작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황정은 작가는 “축제란 낯섦을 경험하는 순간.”이라며 “한국 사회에 대단히 많은 다름이 있지만, 같은 것으로 살기를 요구받기도 한다. 열흘간의 축제 기간 동안 서로 ‘다름’과 ‘낯섦’ 속에서 많은 생각과 발견이 오가길 바란다.”는 말로 앞으로 이어질 서울국제작가축제의 성공을 염원했다.

창무회 공연 [사진 = 김보관 기자]
창무회 공연 [사진 = 김보관 기자]

행사 중간과 끝에는 한국 고유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축하 공연들이 펼쳐졌다. 한국 전통을 근간으로 오늘의 한국 춤을 창작하고 모색하는 ‘창무회’는 장진성 시인의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를 모티브로 한 안무로 감동적인 무대를 꾸몄다. 판소리를 하는 ‘입과손스튜디오’는 베이스와 피리 등의 악기와 더불어 소리꾼의 신명 나는 목소리로 강산제 수궁가, 아리랑 메들리 등의 노래를 선보였다. 

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식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식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오는 13일까지 이어질 서울국제작가축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비롯해 국내 출판사, 독립서점, 대학교 등을 돌며 작가와 독자가 마주하는 자리를 구성한다.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하는 해당 행사는 그간 총 55개국 189명의 작가를 초청해왔다. 올해는 공쿠르상, 퓰리처상, 맨부커상 등 국제 유수한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이 대거 방한해 풍성한 담론과 대화를 주고받을 예정이다.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