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엑스 이코노미」
세계 경제에 감춰진 비밀
여성의 경제적 역량과 공헌

저자는 ‘인구 전체’의 노력이 세계경제에 포함될 때, 경제 침체의 오랜 관성을 끊어낼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저자는 ‘인구 전체’의 노력이 세계경제에 포함될 때, 경제 침체의 오랜 관성을 끊어낼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여전히 많은 가정이 여성보다는 남성의 목표에 무게를 둔다. 육아가 시작되면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은 가사 노동을 하고, 일을 관두거나 시간제 근무로 바꾸는 쪽도 대부분 여성이다. 남성의 경제활동은 이어지지만 여성이 쌓아 올린 경력은 사라진다. 가사 노동을 많이 할수록 경제적 기회가 줄어들어서다.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지만 아직까진 그렇다. 

여성 경제 개발 전문가 린다 스콧(옥스퍼드대 명예교수)은 저서 「더블엑스 이코노미」에서 여성 경제를 ‘더블엑스 이코노미’라 명명하고, 세계 경제에 감춰진 여성의 경제적 역량과 공헌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여성의 경제적 참여라는 주제에 다양한 목소리와 도움의 손길, 의견을 구하고자 책을 썼다”며 세계 경제가 여성을 배제함으로써 무엇을 잃고 있는지 알아본다. 

저자는 뉴욕 월스트리트 금융인부터 아프리카 농부까지, 추적 조사와 현장 연구, 수천건의 국가적 데이터를 통해 더블엑스 이코노미의 힘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더블엑스 이코노미가 경제 침체, 전쟁과 기아, 인구 절벽 같은 인류의 시급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힘줘 말한다. 

이 책은 구체적 수치와 객관적 통계를 바탕으로 여성 경제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유엔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9억2500만명이 만성 기아에 시달리는데, 이때 여성이 식량 생산에 공평한 기회를 얻으면 그중 무려 1억5000만명을 구제할 수 있다. 또한 제한된 상황에서도 여성은 이미 전 세계 GDP의 40%를 생산하고 있다”며, 더블엑스 이코노미의 힘을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세계 금융 질서가 여성을 배제하는 패턴을 살피고, 다양성을 포함한 지속 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모색한다. 총 13장에 걸쳐 더블엑스 이코노미의 기본 개념과 작동 원리를 정리하고, 그것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바로잡는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도 함께 제시한다. 

저자는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인구 절반이 아닌 ‘전체’라며 이렇게 설명한다. “남성은 세계경제의 초석을 다져왔고 그 생산성과 수고는 이미 최대치에 달했다. 반면 여성의 능력은 아직 개발되지 않거나 충분히 이용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여성의 참여를 더 유도하면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다.” ‘인구 전체’의 노력이 세계경제에 포함될 때, 경제 침체의 오랜 관성을 끊어낼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성별을 넘어 ‘팀’을 이룰 것을 제안한다. 남성과 여성, 집중과 포용, 도전과 안전, 폭발적 성장과 지속 가능한 성장의 가능성이 어우러질 때 경제 발전의 길이 열릴 거라며, 팀이 됨으로써 “여성은 건강하고 자발적인 방식으로 국가 경제와 인구 생산에 참여할 기회를, 남성은 경제적 책임 편중과 과잉 경쟁에서 해방될 자유를 찾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은 OECD 38개국에서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나라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도 줄곧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은 여성의 경제참여 제고가 시급한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돼줄 것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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