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 디딤 인수한 정담유통

꼬막비빔밥이 대표 메뉴인 ‘연안식당’을 운영하는 디딤이 새 주인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부진 탓이다. 디딤의 새 주인은 2018년부터 프랜차이즈 외식사업을 해온 ‘정담유통’이다. 하지만 정담유통이 디딤의 실적을 개선할지는 미지수다. 매장 중심의 브랜드를 꾸려온 디딤과 달리 정담유통은 배달전문업체만 운영해온  데다, 업력과 규모면에서 디딤과 차이가 커서다. 한편에서 ‘새우가 고래를 먹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디딤을 인수한 정담유통의 현주소와 미래를 분석해 봤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디딤의 실적은 꺾였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디딤의 실적은 꺾였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연안식당’ ‘고래식당’ ‘신 마포갈매기’ ‘도쿄하나’ 등 유명 외식 브랜드를 갖고 있는 디딤이 새 주인을 맞았다. 디딤의 새로운 최대주주는 프랜차이즈 업체 ‘정담유통’이다. 2018년 설립된 정담유통은 배달 전문 브랜드인 ‘배달삼겹 돼지되지’ ‘삐에로떡볶이’를 운영하고 있다. 정담유통은 최근 디딤의 지분 45. 9%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범택 디딤 대표의 지분 30.0%와 삼진글로벌넷·삼진앤컴퍼니·웨스트포인트인베스트먼트의 지분 15.9%를 정담유통이 주당 2500원에 매입하면서다. 이와함께 디딤의 창업주인 이범택 대표가 물러나고, 이정민 정담유통 대표가 디딤의 새 대표에 선임됐다. 

디딤이 갑작스럽게 매각된 배경엔 코로나19에서 기인한 실적 부진이 깔려있다. 매장 중심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해온 디딤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무엇보다 ‘꼬막비빔밥’으로 유명한 ‘연안식당’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연안식당은 론칭(2017년 9월)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100호점을 열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브랜드다. 연안식당의 매장은 이듬해에도 100개 이상(직영점 제외 2018년 117개→2019년 220개) 늘어나며 승승장구했다. 

성장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꼬막비빔밥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다 코로나19로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연안식당의 매장은 지난 한해에만 64개 줄었다. 연안식당만이 아니다. 신 마포갈매기·미술관(주점)·신사동차돌박이 등 브랜드도 문을 닫는 곳이 늘었다. 그 결과, 디딤의 브랜드 매장(직영·가맹) 수는 2019년 561개에서 2020년 455개로 크게 줄어들었다.
 
외식업이 위기를 맞자 디딤은 가정간편식(HMR) 시장을 돌파구로 택했다. HMR 브랜드 ‘집쿡’을 론칭하고, 자사 외식 브랜드인 백제원·신 마포갈매기·연안식당·고래감자탕의 인기메뉴를 HMR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하지만 HMR은 외식업의 부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디딤의 2020년 매출은 809억원으로 전년(1253억원) 대비 35.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19년 35억원에서 2020년 -13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도 -280억원으로 적자 전환(2019년 13억원)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정담유통이 극복할 수 있느냐다. 일단 두 업체의 성격이 크게 다르다. 디딤은 고깃집(백제원·신 마포갈매기), 해물전문식당(연안식당·고래식당), 주점(미술관·레드문) 등 객단가가 높고 매장을 찾는 손님이 많은 브랜드 위주로 사업을 펼쳐왔다. 반면 정담유통은 대표 브랜드(배달삼겹 돼지되지)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배달 전문 브랜드를 운영해왔다. 

프랜차이즈 업계 전문가는 “디딤의 브랜드는 코로나 국면에선 전망이 밝지 않고, 배달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기 어려운 게 많다”며 “그런데다 매장 노하우가 없는 정담유통이 매장 중심의 디딤 브랜드를 어떻게 살릴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디딤 측은 “HMR과 배달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 이라고 밝혔다.


정담유통은 자본력으로 무장한 곳도 아니다. 자본 총액이 6억원대인 정담유통은 400억원이 넘는 인수비용 중 일부만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3년에 걸쳐 차입하는 방식을 택했다.[※참고 : 웨스트포인트인베스트먼트 지분은 1년마다 50만주씩 분할 취득.] 
 

디딤을 인수한 정담유통은 2018년 설립된 배달 프랜차이즈 전문업체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디딤을 인수한 정담유통은 2018년 설립된 배달 프랜차이즈 전문업체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정담유통의 브랜드 운영 역량이 디딤보다 뛰어날지도 의문이다. 디딤이 꾸려온 외식 브랜드는 28개지만, 정담유통의 가맹 브랜드는 2개에 그쳐서다. ‘새우가 고래를 먹은 격’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불안감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디딤의 주가는 대표 변경 등의 안건으로 주주총회가 열린 3월 29일 2185원을 기록했지만 4월 13일 1990원까지 하락했다. 크기도 성격도 다른 두 업체의 만남은 어떤 효과를 낼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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