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을 만드는 움직임’ 展

① 오스카 피싱거 ‘연구 5번’, 1930년. ②카렐 제만 ‘선사시대 탐험’, 1955년.[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① 오스카 피싱거 ‘연구 5번’, 1930년. ②카렐 제만 ‘선사시대 탐험’, 1955년.[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움직임을 만드는 움직임’ 전시회가 4월 2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다. 이 전시회는 오늘날 중요한 영상예술로 자리 잡은 애니메이션의 역사와 맥락을 조명하고, 20세기 초반 애니메이션 고전작품과 제작기법도 함께 살펴본다. 

애니메이션은 여러 장의 화면을 연속으로 촬영하고, 이를 조작해서 화면 속 대상이 움직이는 것처럼 만들어내는 촬영기법을 말한다. 애니메이션의 역사는 100년 이상으로 영화만큼이나 오래됐다. 

그동안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은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왔다. 지금이야 컴퓨터그래픽으로 뚝딱뚝딱 만들어내지만, 컴퓨터가 없던 시절엔 고통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전시회는 그 비밀을 알려준다. 1920~1940년대 애니메이션 제작기법을 선도한 다섯 거장들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작품과 제작기법을 소개하면서다. 독일 출신의 로테 라이니거(1899~1981년), 오스카 피싱거(1900~1967년), 뉴질랜드 출신의 렌 라이(1901~1980년), 체코 출신의 카렐 제만(1910~1989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노먼 매클래런(1914~1987년)이 그들이다. 

이들은 세계대전의 격동기 속에서도 실감나는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 작품을 제작했다. 지금보다 훨씬 제한적인 도구와 재료, 수작업만으로 환상의 세계를 표현한 그들의 작품은 애니메이션 역사의 전환점이 된 고전으로 꼽힌다. 

이번 전시회에선 이들의 고전 애니메이션 총 24편을 소개한다. 작가들이 고안한 혁신기법을 살펴볼 수 있도록 기술노트, 제작도구, 드로잉, 작가 다큐멘터리 영상과 사진 등을 함께 전시한다. 전시회는 9월 26일까지다. 오스카 피싱거의 ‘밀납 실험(1921~1926)’, 로테 라이니거의 ‘신데렐라(1922)’, 카렐 제만의 ‘크리스마스의 꿈(1945)’ 등이다. 전시회를 기념해 MMCA필름앤비디오에서는 5월부터 7월까지 다섯 작가의 장ㆍ단편 애니메이션 50여편을 상영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은 “발명가처럼 표현기법을 찾아나간 애니메이션 선구자들이 일군 눈부신 기술적ㆍ예술적 성과를 엿볼 수 있는 드문 기회”라면서 “온 가족이 함께 애니메이션을 즐기고, 그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평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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