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던킨 | 변덕과 뚝심 사이

던킨이 강남본점을 ‘라이브’ 매장으로 리뉴얼하고 있다. 라이브는 매장에서 도넛을 직접 생산하고 당일 판매하는 수제도넛 콘셉트를 지향한다. 흥미로운 건 던킨이 최근 몇년 사이 브랜드명에서 과감히 ‘도너츠’를 떼고, 스낵킹(간식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것·snacking) 특화 매장을 만드는 등 도넛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왜 ‘도넛’을 다시 소환했을까. 
 

던킨이 도넛을 주방에서 직접 만드는 라이브 매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던킨이 도넛을 주방에서 직접 만드는 라이브 매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비알코리아(SPC그룹)이 운영하는 ‘던킨’이 수제도넛 매장을 만들고 있다. 강남본점을 ‘라이브(LIVE)’ 매장으로 리뉴얼하면서다. 비알코리아에 따르면 던킨 라이브는 ‘생동감’을 콘셉트로 매장 내 주방에서 직접 도넛을 만들어 그날그날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강남본점은 8월 중 재오픈 예정이다. 비알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는 강남본점만 라이브로 바꾸고 있다”면서 “라이브 매장을 추가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건 던킨이 지난 몇 년간 도넛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점이다. 미국 본사가 나서 사명에서 상징과도 같던 ‘도너츠’를 떼어냈고(2018년), 국내에선 커피·샌드위치·버거 등의 품목을 늘리며 ‘스낵킹(snacking) 브랜드’로 정체성을 바꾸는 중이었다. 

이런 던킨의 노력은 여러 형태의 특화 매장에서도 드러난다. 던킨은 2017년 11월 강남스퀘어점을 커피 특화 매장인 ‘던킨 커피포워드’로 오픈했다. 기존 매장과 달리 고객이 커피를 주문할 때 원두 종류를 고를 수 있도록 했고, ‘워킹 온더 클라우드’와 같은 독특한 커피 메뉴도 선보였다. 

2018년부턴 강남본점, 인천공항 1호점 등에 식사대용식과 커피를 강화한 스낵킹 콘셉트를 적용했다. 던킨은 2019년 12월 강남대로점을 가맹점 최초 스낵킹 매장으로 만들고 “앞으로의 브랜드 전략과 방향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첫번째 가맹 점포”라고 알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던킨이 수제도넛을 다시 찾은 이유는 뭘까. 비알코리아 측은 “브랜드명에서 도너츠를 빼긴 했지만 도넛은 여전히 던킨의 핵심 품목”이라며 “도넛 즉석 제조 매장을 선보이는 건 도넛의 품질 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도넛의 맛과 품질을 높여 다시 소비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얘기다.

맛과 품질을 강조하긴 했지만 그 배경엔  던킨의 지지부진한 실적이 있다. 간판서 도너츠를 지우고 스낵킹 콘셉트를 강조했던 2020년 던킨 매출은 2019년 대비 9.2% 줄어든 1627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던킨 입장에선 소비자를 사로잡을 만한 또 다른 수단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부담스러운 수제도넛 전략

하지만 던킨이 수제도넛으로 재조명을 받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던킨이 도넛을 직접 제조하는 매장을 도입한 게 처음이 아니라서다. 던킨은 2007년 경기 성남시의 분당 서현스퀘어점에 오픈 키친을 도입하고 제품을 현장에서 만들었지만, 이 지점은 조용히 폐점했다. 

수제도넛을 전면에 내세운 경쟁업체의 실적이 신통치 않다는 점도 던킨엔 부담 요인이다. 한때 ‘매장서 갓 만든 따뜻한 도넛’ 콘셉트로 화제를 모았던 크리스피크림(운영사 롯데GRS)는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과연 도넛을 뗀 던킨이 다시 도넛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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