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샘표 | 힙해지는 75세 식품기업

국내 간장 시장 1위 업체이자 올해로 창립 75주년을 맞은 ‘원로’ 식품기업 샘표가 젊어지고 있다. 샘표는 지난 4월 톡톡 튀는 캐릭터 ‘새미’를 내세워 ‘새미네부엌’이라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했다. 새미네부엌은 ‘요린이’를 타깃으로 김치·잡채 등을 소스 하나만으로 만들 수 있는 간편 양념을 출시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요리 에센스 ‘연두’로는 최근 트렌드인 채식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샘표의 전략은 시장에서 통했을까.
 

샘표는 소용량 소스, 간편 양념 등으로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샘표 제공]
샘표는 소용량 소스, 간편 양념 등으로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샘표 제공]

올해로 창립 75주년을 맞은 식품기업 샘표는 부엌에서 익숙하게 만나는 업체다. 요리할 때 필수적인 장류·소스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어서다. 특히 ‘샘표’ 하면 ‘간장’이 연상될 만큼, 국내 간장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시장점유율 65.3%·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2020년 상반기 기준). 간장 브랜드별 매출 톱10 중 6개가 샘표 브랜드(샘표 금F3·양조501·양조701·진S·금S·맛간장)일 정도다.

그런데도 샘표는 여전히 배가 고픈 듯하다. 최근엔 ‘힙(Hip)’해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월 론칭한 ‘새미네 부엌’이 대표적이다. 발랄하고 톡톡 튀는 캐릭터 ‘새미’를 내건 새미네부엌의 브랜드 슬로건은 ‘즐거운 요리혁명’인데, 요리가 어려운 20~40대를 위해 간편하게 집밥을 만들어주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배합에 손이 많이 가는 김치 양념을 한팩에 담거나, 잡채·멸치볶음 등의 반찬에 들어갈 조미료를 한병에 담는 식이다. 소비자는 손질한 재료에 새미네부엌 소스를 넣고 조리만 하면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샘표 측은 “‘우리 맛 연구를 통해 새로운 조리법을 찾아 요리 과정을 간편하게 개량했다”며 “SNS에도 긍정적인 리뷰와 인증샷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샘표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MZ세대 소비자를 잡기 위해 친환경·ESG와 함께 세계적인 트렌드인 채식 열풍에도 올라탔다. 콩으로 만든 순식물성 요리에센스 ‘연두’를 내세워 ‘제2회 비건페스타’에 참가하거나 ‘채식 집밥 레시피북’을 출간하는 등 채식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미국·영국 등 채식문화가 발달한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샘표가 ‘육포팬티’ ‘질러 맥주’ ‘肉pho쌀국수’ 등 뜬금없는 제품을 출시한 것도 MZ세대를 유혹하기 위해서다. 

 

샘표가 이처럼 소용량 소스·간편양념·채식 등으로 MZ세대를 넘어 젊은층을 공략하는 덴 나름의 이유가 있다. 간장 내수시장의 정체기가 길어지고 있어서다. 생산액은 수년째 2000억원대고, 소매점 매출은 2017년 이후 2500억원대를 맴돌고 있다(2017년 2476억원, 2018년 2603억원, 2019년 2552억원). 

그나마 코로나19로 집밥이 유행하면서 간장을 향한 관심이 늘어난 게 희소식이다. 샘표 측은 “건강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염도는 낮고 요리엔 최적화한 제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야 어찌 됐든 젊은층에 초점을 맞춘 샘표의 전략은 시장에 통했다. 샘표식품의 매출은 2019년 2808억원에서 2020년 3189억원으로 13.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10억원에서 428억원으로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성장세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늘어난 855억원을 기록했다.[※참고: 기타 식품부문과 지주회사 실적은 제외.] 75년간 부엌을 지켜온 샘표는 다음 세대의 부엌도 지킬 수 있을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