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미하이삭스 대표
한가지 생각으로 뛰어들어야
조급하게 굴지 말고 천천히 완주

열정만 앞섰다. 브랜드를 키울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인지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국내 최초 양말 정기배송업체 미하이삭스를 만든 김진 대표의 이야기다. 김 대표는 양말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시장은 냉정했다. 숱한 실패 끝에 김 대표는 ‘조급하게 굴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지금 목표를 향해 천천히, 행복하게 걸어가는 중이다.

미하이삭스는 자체 제작한 양말로 정기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진=미하이삭스 유튜브 캡처] 
미하이삭스는 자체 제작한 양말로 정기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진=미하이삭스 유튜브 캡처] 

안녕하세요, 양말 정기배송업체 ‘미하이삭스’의 김진 대표입니다. 미하이삭스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양말 구독업체입니다. 남편이 오랫동안 양말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하이삭스는 별도의 준비 기간 없이 자연스레 창업했어요. 

우선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양말 제조업부터 설명해야겠군요. 1986년도에 처음 ‘동준섬유’라는 이름으로 공장을 세우고 2003년 ‘태우산업’을 만들어 지금까지 이어왔습니다. 양말 정기배송업체 미하이삭스는 그 과정에서 우리가 만든 품질 좋은 양말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해 “멋진 디자인에, 착한 가격, 품질까지 좋은 제품을 만들어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에게 우리 양말을 선물하겠다”는 커다란 포부를 안고 2016년에 정기배송 사업을 시작했죠.

하지만 시장은 만만치 않았어요. 우리나라는 인구에 비해 양말 제조업체가 많아요. 국내 양말시장에는 이미 공급이 넘치는데, 그 속에서 차별화를 갖기 힘들었어요. 양말 품질에 관한 자부심만으로 시작했더니 정작 미하이삭스를 브랜드화하는 것에도 소홀했고요.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키우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인데도 준비가 부족했던 거죠. 역량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 자만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당연히 창업 초반에 실수가 잦았고 실패도 많이 겪었어요. 사업을 접을까 고민한 적도 있었죠.

지금도 양말 정기구독자는 많지 않아요. 그래서 미하이삭스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에 힘쓰고 있어요. SNS에 적극적으로 사진과 영상을 올리고, 양말 패션쇼를 열기도 해요. 매 시즌 디자인이 나올 때마다 콘셉트 사진도 촬영하죠. 그 덕분인지 여러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고, 최근엔 ‘카카오 구독ON’에도 입점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어요.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제가) 창업 1년 차에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마음이 너무 앞서지 않게 주의하세요. 예상한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설령 넘어지더라도 일어서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세요. 저도 한때는 포기할까 생각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행복하게 한걸음씩 나아가려고 합니다.

이 말도 꼭 전하고 싶어요. 오로지 한가지 생각을 가지고, 한가지 일에 뛰어드세요. ‘미친 열정’으로 즐기세요. 다만 조급하게 생각하진 마세요. 빨리 달리지 말고 천천히 걸어가세요. 그렇게 걸어 목적지까지 완주하세요.

‘대한민국 인구 절반을 넘어 전 세계인에게 미하이삭스 양말을 신길 것’이라는 제 목표는 지금도 변하지 않았어요. 또 하나 꿈이 있어요. 기부를 17년째 해왔는데, 재단을 만들어 미하이삭스를 기쁨과 감동을 주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어요. 목표를 위해 저도 미친 열정으로 하나의 생각만 가지고 천천히 걸어가려 해요. 맨발의 아마존 추장도 제 양말을 신는 그날까지요. 

김진 미하이삭스 대표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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