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지분 매각 절차 돌입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코로나19로 실적 악화

옥션과 G마켓을 보유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가 신세계그룹 이마트에 팔린 데 이어 또하나의 이커머스 1세대가 시장에 나왔다. 국내에 처음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선보인 인터파크가 주인공이다.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코로나19로 발목 잡힌 인터파크는 새주인을 만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실적 악화를 이기지 못한 인터파크가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창업주인 이기형 회장.[사진=뉴시스]
실적 악화를 이기지 못한 인터파크가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창업주인 이기형 회장.[사진=뉴시스]

국내 1세대 이커머스 업체인 인터파크가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다. 인터파크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이기형 회장이 NH투자증권을 매각자문사로 정하고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그외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지분은 8118만9163주 중 2306만3595주로 28.4%에 해당한다.

인터파크는 이 회장이 1996년 설립한 온라인 쇼핑몰이다. 1995년 LG데이콤의 사내벤처육성프로그램에서 출발해 이듬해 국내 최초의 인터넷 쇼핑 서비스를 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1997년엔 코스닥에 상장했다. 또다른 사내벤처로 G마켓(당시 구스닥)을 만들기도 했다. 

이후 인터파크는 쇼핑·도서·엔터·투어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2003년엔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옥션·11번가 등 후발후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치열한 경쟁을 버티지 못한 이 회장은 2009년 G마켓 지분을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했다. 

G마켓을 떠나보낸 인터파크의 점유율은 급격하게 하락했다. 이때부터 인터파크는 쇼핑 대신 공연과 여행 부문을 강화했다. 그 결과, 공연·여행시장에서 인터파크의 점유율이 70% 수준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이번엔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예정됐던 공연이 취소되고, 여행길은 막혔기 때문이다. 

이는 고스란히 인터파크의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2019년 3조4123억원이었던 인터파크의 매출액은 지난해 3조1692억원으로 감소했다. 매출이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적자 전환이었다. 2019년 452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12억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 1분기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1분기 4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올 1분기엔 61억원 손실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인터파크가 M&A 시장 문을 두드린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풀이할 수 있다. 첫째, 공연·여행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인 건 맞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네이버·신세계·쿠팡 3강 체제의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거다. 또 하나는 지금이 매각의 적기라는 점이다. 쿠팡이 대박을 치며 뉴욕 증시에 상장하고 이베이코리아가 3조원이 넘는 몸값을 받는 등 이커머스를 향한 관심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지금 팔아야 프리미엄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파크 측은 “검토 중이긴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벌써부터 네이버·카카오는 물론 최근 소프크뱅크 비전펀드에서 2조원을 투자받기로 한 야놀자까지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회복될 공연·여행 수요를 무시할 수 없어서다. 국내 이커머스 1세대, 인터파크 인수전은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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