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

SK텔레콤의 커머스 부문 자회사 11번가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론칭했다. 멤버십 가입자에게 아마존 상품을 무료배송해줄 뿐만 아니라 각종 할인 프로모션까지 전개하면서 소비자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존재감을 잃고 있던 11번가는 과연 ‘아마존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잡고 국내 해외직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잡고 국내 해외직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커머스 포털’ 11번가가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글로벌 1위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의 한국 진출 플랫폼이 되면서다. 11번가는 지난 8월 31일 아마존 미국에서 판매되는 수천개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공식 론칭했다. 별도의 채널을 구성하는 대신 사이트 내 ‘아마존’ ‘아마존딜’ 탭을 통해 접속할 수 있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해외직구를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 제품을 11번가 제품과 함께 검색할 수 있고, 구매 화면도 11번가 쇼핑창과 동일하다.

무엇보다 제품마다 한국어 설명과 함께 아마존 미국 사용자의 리뷰를 제공해 제품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다. 할인 혜택도 있다. 아마존 타임딜·핫딜 등의 각종 프로모션도 수시로 진행한다. 여기에 11번가 회원이라면 2만8000원 이상 아마존 제품 구매 시 무료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1번가가 아마존을 품은 배경에는 모기업인 SK텔레콤과 아마존의 협력이 있다. 2020년 11월 SK텔레콤과 아마존은 이커머스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11번가가 일정 수준의 사업성과를 내면 아마존이 신주인수권(신주를 발행 시 우선으로 받는 권리)을 받는 방식이었다. SK텔레콤도 아마존 스토어 오픈 전인 8월 25일 커머스·콘텐츠·클라우드 등을 아우르는 구독 멤버십 ‘T우주’를 출시했다.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SK텔레콤은 아마존 무료배송 멤버십을  론칭했다. [사진=11번가 제공]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SK텔레콤은 아마존 무료배송 멤버십을  론칭했다. [사진=11번가 제공] 

멤버십 종류는 ‘우주패스 All(월 9900원)’과 ‘우주패스 mini(월 4900원)’로 나뉘는데, 공통적으로 아마존 상품 무료 배송과 11번가 3000포인트를 제공한다. 멤버십 가입은 통신사에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2025년까지 구독 서비스 가입자를 3600만명까지 확보하고, 매출을 1조7000억원까지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과 SK텔레콤의 T우주 론칭은 11번가 입장에선 중대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11번가가 이커머스 업계서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실제로 초반 분위기는 괜찮다. 지금까지는 아마존 입점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이라는 네임밸류에 멤버십을 통한 무료배송·포인트 혜택, 해외 소비자 리뷰 열람 등의 편의성이 흥미롭게 덧붙으면서 소비자의 환영을 받고 있어서다. 

게다가 아마존을 이용하러 들어온 소비자가 11번가까지 이용할 수 있어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에도 유리하다. 업계서 ‘11번가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11번가에 위험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최근 실적이 지나치게 불안정하다. 2019년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해 이태 연속 적자를 끊는 데 성공했지만(2017년 -1540억원·2018년 -678억원), 지난해 다시 영업손실(98억원)을 냈다. 네이버·쿠팡 등을 필두로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 6월 SSG닷컴을 가진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시장의 경쟁구도가 더 복잡해졌다. 

위험요인은 또 있다. 아마존과 함께 시작한 해외직구 서비스가 신선하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 쿠팡(로켓직구)·이베이코리아(G9) 등 경쟁업체는 한참 전에 해외직구 서비스를 론칭했다. 특히 쿠팡의 해외직구는 빠른 배송·무료배송(유료회원)·빠른 반품·편리한 주문 등을 내세우고 있다. 

11번가 측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성장하는 국내 해외직구 시장에서 가장 혁신적인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11번가와 아마존은 앞으로 고객이 더 쉬운 쇼핑과 더 빠른 배송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계속해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미래를 장담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란 얘기다. 아마존을 등에 업은 11번가는 과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존재감을 표출할 수 있을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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