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톤 프리 흥행할까
스펙 흠 잡을 곳 없지만
철수한 스마트폰 사업 여파 커

LG전자가 새로운 무선이어폰을 공개했습니다. 필요할 법한 기능은 모두 탑재하고, 전작의 단점을 개선하면서도 가격은 그대로 지켰습니다. 나름 ‘착한 제품’을 만든 셈인데, 이걸 소비자들이 알아줄지가 관건입니다. 애플·삼성전자 등 업계 1·2위의 견제가 만만치 않은데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의 빈자리’도 크게 느껴집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LG전자 무선이어폰 톤 프리 차기작에 숨어 있는 기회와 덫을 취재했습니다. 

LG전자가 새 무선이어폰 ‘톤 프리’를 공개했다.[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가 새 무선이어폰 ‘톤 프리’를 공개했다.[사진=LG전자 제공]

무선이어폰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무선이어폰 출하량이 지난해(3억개)보다 76.7% 증가한 5억3000만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업계에선 무선이어폰 사용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통 무선이어폰은 스마트폰과 함께 쓰는데, 무선이어폰 출하량이 스마트폰 출하량(2021년 14억개 전망·카날리스)에 크게 못 미치고 있어서입니다. 그만큼 잠재 수요가 많다는 얘기죠.

LG전자도 이런 무선이어폰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습니다. 지난 7월 26일 자사 무선이어폰 ‘톤 프리(TONE Free)’의 차기작을 공개했죠. 총 3가지 모델로 선보인 이 제품의 강점은 뛰어난 음질입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음향 튜닝을 맡았던 영국의 오디오 음향기기 전문 제조사 ‘메리디안’이 이번에도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전작인 톤 프리가 소비자들로부터 “음질 면에서 흠잡을 곳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전작에서 상위 모델에만 탑재했던 ‘노이즈 캔슬링(주변 소음을 차단해주는 기능)’을 모든 모델에 적용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덕분에 외부 소음이 차단된 환경에서 고품질의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전작의 살균 기능(UV나노)도 이번 모델에 탑재됐습니다. 케이스에 이어폰을 넣으면 자외선 LED가 유해 세균을 최고 99.9%까지 살균해 줍니다. 기존엔 유선 충전을 할 때만 작동했지만 이번 모델에선 무선 충전 시에도 작동하도록 개선했습니다. 이 제품의 특징은 또 있습니다. 블루투스 기능을 쓰지 않고도 무선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겁니다(플러그&와이어리스). 

충전케이스에 AUX선 등의 멀티미디어 단자를 꽂으면 무선이어폰으로 음향이 전달됩니다. 가령, 블루투스를 쓸 수 없는 비행기에서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볼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죠. 이밖에 배터리 이용 시간도 기존 6시간에서 10시간으로 크게 늘렸습니다. 국내 출고가는 16만9000~24만9000원으로 전작(15만9000~21만9000원)과 비슷한 편입니다.

단점은 개선하고 가격은 동결했기에 톤 프리는 제품을 써본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데는 일단 성공한 듯합니다. 이제 남은 건 이 제품을 어떻게 소비자들 손에 들리게 만드냐인데, 업계 관계자들은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의 부재’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무선이어폰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쓰는데, 업계 1·2위인 애플과 삼성전자는 이 점을 십분 활용해 시장을 선도하는 데 성공했죠. 애플은 자사 제품 ‘에어팟’을 귀에 꽂기만 하면 아이폰에 자동으로 연결되는 직관적인 기능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바 있습니다. 

후발주자였던 삼성전자도 자사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갤럭시버즈’를 번들로 무상 제공해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늘려갔죠.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한 LG전자는 무선이어폰만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불리함을 안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톤 프리의 스펙이 훌륭하다고는 하지만 경쟁사 제품보다 특출나게 뛰어나진 않다는 점도 LG전자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한때 프리미엄 제품의 상징이었던 노이즈 캔슬링만 해도 요새 출시하는 무선이어폰에 대부분 탑재돼 있을 정도니까요. 

더구나 가격도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가령,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공개한 ‘갤럭시버즈2’의 가격은 144~169달러(16만6100~19만4900원)로 톤 프리보다 저렴합니다. 그럼에도 전작의 기능들을 유지하고 배터리 지속시간(충전 케이스 병행 기준)은 11시간에서 20시간으로 대폭 늘렸습니다. 

애플이 곧 선보일 ‘에어팟 프로’ 3세대 모델도 가격을 내릴 거란 의견이 많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작(24만9000원·무선 충전 모델 기준)보다 저렴한 15만~19만원대에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에어팟 프로의 시장 점유율은 26. 0%(1분기 기준·카운터포인트리서치), 갤럭시 버즈는 8.0%에 달합니다. 두 기업이 하반기 신제품 가격을 내린다면 점유율은 더 올라갈 공산이 큽니다. 과연 LG전자의 톤 프리의 매력은 소비자들 귀에 닿을 수 있을까요?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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