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읽을 만한 신간 14選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벌써 4번째 명절이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내려올 줄 모른다. 명절이라고 마냥 설렐 수도 없는 이때, 위기를 기회 삼아 내 안의 나를 더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 더스쿠프(The SCOOP)가 화성 탐사의 기록을 통해 내 안의 우주를 들여다보는 과학도서부터 아이와 대화하며 함께 읽으면 좋을 어린이도서까지 흥미로운 신간 14권을 준비했다.

외부활동이 여의치 않은 만큼 독서를 통해 명절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진=뉴시스]
외부활동이 여의치 않은 만큼 독서를 통해 명절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진=뉴시스]

「숲속 100층짜리 집」
이와이 도시오|북뱅크|32쪽|그림책


고향을 향하는 마음은 언제나 설레지만 과정은 쉽지 않다. 기차나 자동차에서 3~4시간을 보내야 하는 건 특히 고역이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더 힘들다. 마땅한 즐길 거리도 없거니와 장시간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것도 썩 내키지 않아서다. 베스트셀러 그림책 작가로 널리 알려진 이와이 도시오의 ‘100층짜리 집’ 시리즈 다섯번째 「숲속 100층짜리 집」은 이럴 때 읽기 좋은 책이다. 전작에서 집·지하·바다·하늘로 갔다면 이번엔 숲속으로 향한다. 

주인공 ‘오토’는 연주회가 열리는 숲속 100층짜리 집을 방문한다. 거기서 겪는 흥미로운 경험을 아름다운 그림과 글로 표현했다. 곰·사슴·사마귀·원숭이·지네·카멜레온·나비·대벌레·하늘가재·새 등 10층마다 사는 숲속 생물이 기발한 상상력으로 탄생했다. 오밀조밀하게 그려 놓은 그림은 마치 숨은그림찾기 놀이를 하는 것 같다. 책을 아래에서 위로 넘기도록 만들어 숲속 100층짜리 집을 오르는 듯한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궁금한 편의점」
박현숙·홍찬주|북멘토|44쪽|동화


올해 1월 북멘토가 출간한 「궁금한 아파트」에 이은 ‘궁금한 시리즈’ 제2권이다. 박현숙 작가의 동화가 그렇듯 「궁금한 편의점」 역시 짧고 재밌지만, 생각해볼 만한 주제를 던지고 있다. 인터넷은 참 편리하지만, 한편으로는 꽤 위험하다. 부정확한 정보가 넘쳐 나서다. 최근 가짜 뉴스를 잡겠다며 정부가 언론중재법을 만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도대체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다. 

「궁금한 편의점」은 바로 그 소문과 의혹에 관한 이야기다. 동네 팥죽집 할머니 머리카락이 파란색인데, 그 옆에 있는 편의점 주인 머리카락도 파란색이다. 할머니의 아들이다. 

그런데 이 편의점 주인은 어떤 아이가 ‘구운 계란’을 사는데도 돈을 받지 않는다. 탐정을 꿈꾸는 주인공 ‘여우’는 이런저런 추리를 하다 팥죽집 할머니와 편의점 주인을 외계인이라고 규정한다. 과연 여우의 추리는 맞을까. 혹시 또다른 진실이 숨어 있는 건 아닐까. 아이와 함께 생각하며 읽기 딱 좋은 동화다.  


「엄마, 참 예쁘다」 
심은경|단비청소년|136쪽|소설


1년 전, 아빠가 집을 나갔다.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집에서 잔소리하는 엄마와 싸우다 가출을 했는데 지금껏 소식이 없다. 그런 아빠를 기다리는 아들은 집 나간 아빠를 찾지 않는 엄마가 밉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와 아들은 찜질방에 갔다가 한 노숙자 아저씨를 만난다. 엄마는 더러운 노숙자라는 이유로 찜질방에서 쫓겨나는 그 아저씨 편을 들어준다. 아들의 입장에서 보면 노숙자 편을 든 엄마는 참 이상한 사람이다. 오지랖이 넓은 엄마가 부끄럽기도 하다. 혹시 엄마는 남모르게 아빠를 걱정하고 있는 건 아니었을까.


심은경 작가의 「엄마, 참 예쁘다」는 남모르는 아픔을 가슴속에 품고 사는 모든 가족을 위로하는 이야기다. 아빠가 집을 나간 민준이네, 시골에서 고독사를 맞은 할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는 유라네, 억울한 누명을 쓴 아빠로 인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사는 정우네, 무기력하게 딸과 생이별한 영심이네 등 네 편의 다른 얘기들을 통해 때론 밉고, 화나고, 미안하고, 그립기도 한 가족의 존재를 곱씹게 한다.   

「모든 주름에는 스토리가 있다」
다비드 그로스만·안나 마시니|샘터|40쪽|그림책·어린이


“할아버지, 얼굴에 주름은 어쩌다 생긴 거예요?” 이 책은 한 어린아이의 천진한 물음으로 시작한다. “주름이 어떻게 하다 생겼느냐고…” 누구도 던지지 않던 질문을 받은 할아버지는 자신의 주름을 하나둘 매만진다. 깊게 또는 얕게 팬 주름들엔 여러 이야기가 있다.

아내의 죽음도 있고 손자의 탄생도 있다. 우리는 온갖 행복한 일, 슬픈 일을 겪으며 얼굴에 주름이 하나둘 늘어간다. 수많은 가는 선과 굵은 선, 주름의 문양도 제각각이다. 


2017년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로 맨부커상(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이스라엘 작가 다비드 그로스만. 사회문제에 귀 기울이고 인간과 삶에 대해 탐구해온 그가 이번엔 ‘나이듦의 의미’를 전한다.

그는 “주름이 켜켜이 쌓여가는 게 곧 인생”이라고 말한다. 그의 따뜻한 글과 이탈리아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안나 마시니의 서정적 그림이 어우러진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깊이 뿌리 내린 나무의 나이테처럼 세월의 흔적으로 남은 주름을 조금 더 사랑스럽게 봐줄 수 있을 것이다.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문학동네|532쪽|소설


탄생 200주년을 맞은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대표작 「마담 보바리」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0번째 도서로 출간됐다. 마담 보바리는 현대소설의 문을 열어젖힌 기념비적 작품으로 꼽힌다. 1857년 초판이 출간된 이후 16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읽히며 문학적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마담 보바리가 시대를 막론하고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건 인간의 보편적 심리를 꿰뚫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은 ‘불륜’을 다루고 있다. 기혼 여성인 ‘보바리’의 욕망과 파멸을 그린다. 불륜은 분명 일반 대중이 공감할 만한 소재가 아니다. 한편으론 저속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정밀하고 치밀하게 포착해낸 권태·환멸·욕망·사랑·절망 등 인간 심리의 총체가 담겨 있다.

프랑스 철학자 쥘 드 고티에는 소설 속 인물에서 착안해 ‘보바리즘(bovarysme)’이란 용어를 만들었다. ‘욕망이 좌절된 현실을 벗어나 꿈과 환상을 좇는 경향’이란 뜻이다. 마담 보바리는 2021년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다.

「카빌리의 비참」 
알베르 카뮈|메디치미디어|144쪽|에세이


1939년 5월 말, 당시 기자였던 알베르 카뮈는 취재를 위해 카빌리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기대하고 갔지만, 그가 만난 현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카빌리 지역 주민 절반은 실업자였고, 수천명은 극빈층으로 분류돼 있었다. 2~3일씩 굶는 건 예삿일도 아니었다. 마을에서 만난 아이들은 해진 소매 밖으로 가녀린 손을 내밀며 그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했다. 

카뮈는 6월 5일부터 15일까지 열흘에 걸쳐 프랑스 일간지 ‘알제 레퓌블리캥’에 카빌리의 진실을 전했다. “처참한 가난에 대해 말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었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가난은 우리가 말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며 날카로운 문장으로 현실을 꼬집었다. 기존 제도를 개선하는 등 현실적인 해결책도 제시했다.

「카빌리의 비참」 은 당시 카뮈가 쓴 11개의 기사를 번역해 묶은 책이다. 80년 만에 국내에 번역출간되는 이 책을 통해 문학가 카뮈가 아닌 젊은 지식인이자 저널리스트였던 카뮈의 실천적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
비카스 샤|인플루엔셜|400쪽|인문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 대부분은 밥벌이에 치중한 생존 문제에 몰입해 살아간다. 그러나 ‘세상에 널린 갈등과 혐오를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와 같은 삶의 근간을 흔드는 실존적인 질문을 마주할 때, 잠자던 우리의 의식은 깨어나고 삶을 대하는 태도 역시 변화한다.

이 책은 유발 하라리, 조던 피터슨, 제인 구달, 카를로 로벨리 등 세계적 지성 134인에게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묻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폭넓게 조망한다. 이들은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오늘날의 문제들을 되짚어보며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삶의 가치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에 대한 다양한 식견을 전한다.

깊은 울림과 통찰이 담긴 사유의 향연은 독자들에게 사고의 틀을 넓히고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의식을 확장하는 한편, 더 나은 삶의 방향으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생명 가격표」
하워드 스티븐 프리드먼|민음사|328쪽|사회


자본주의 사회에선 모든 것에 값이 매겨진다. 인간의 생명도 예외가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9·11 테러 희생자 가족이 받은 보상금은 30배까지 차이가 났다.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지난봄 이탈리아 의료진은 병상이 부족하자 젊은층을 우선 치료하고 노년층의 치료를 포기했다. 이같은 차이가 생기는 건 각자의 ‘생명 가격표’가 다르기 때문이다. 

저명한 통계학자이자 보건경제학자인 저자는 ‘인간 생명의 가치 측정’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파고든다. 그는 “우리의 생명엔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가격표가 매겨지며, 그 가격이 늘 공정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한다. 생명 가격표가 끊임없이 매겨지고 있지만 그 산출법과 의미는 드러나지 않았다는 거다. 

더욱이 생명 가격표는 경제, 정책, 건강, 안전 등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낮은 가격표가 매겨진 사람은 제도 밖에서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는 현실도 짚는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인간 생명에 값을 매기는지 그 ‘계산법’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와 시스템에 대항하는 길을 제안한다.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자이언트북스|392쪽|소설


한국 문단을 이끌어 갈 작가로 손꼽히는 김초엽의 첫 장편소설이다. 머지않은 미래, 지구는 붉은 안개와 함께 찾아오는 유해먼지 ‘더스트’로 인해 멸망의 위기에 처한다. 더스트는 살아 있는 존재에 내려앉아 생명을 빼앗는다. 인류는 도시에 돔을 씌워 간신히 버티지만 역부족이다.

무엇도 생존하지 못한 돔의 바깥엔 뜻밖에도 ‘프림 빌리지’에서 비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살아가는 소수가 있다. 영원히 평화로울 것 같던 프림 빌리지는 외부의 위협과 내부의 불신 속에서 무너져 간다.

작품은 더스트 시대 이후에 태어난 아영과 재앙의 한복판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은 아마라·나오미 자매의 이야기로 나뉜다. 아영과 자매를 잇는 건 ‘모스바나’라는 강한 생존력을 가진 덩굴식물이다.

시간을 뛰어넘어 증식한 모스바나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인연이 이어지고, 프림 빌리지의 진실이 드러나면서 더스트 종식에 관한 비밀이 밝혀진다. 그 속에서 전해지지 못한, 긴 시간이 흘러도 퇴색하지 않은 어떤 마음들도 함께 떠오른다.

「리얼 국내여행」
배나영 지음|한빛라이프|428쪽|여행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생활이 길어지면서 여행을 향한 니즈도 강해지고 있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하니 대안은 국내 여행이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찾는 제주도를 빼면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숙박비에 비행깃값이 많이 드는 제주도를 자유롭게 다니기도 어렵다. 가볼 만한 국내 여행지를 소개한 「리얼 국내여행」이 유용한 이유다. 이 책은 국내 여행을 원하는 여행초보자가 보기에 좋다. 국내 여행을 생각하고 있지만 막상 어디로 떠나야 할지 모르는 여행초보자에게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어서다. 

책은 베테랑 여행 작가가 고른 우리나라 37개 도시, 460여개의 여행지를 소개한다. 계절별 여행지는 물론 드라이브 여행, 섬 여행, 시장 여행 등을 테마별로 정리했다. 여기에 여행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방법, 숙소 고르는 방법, 교통수단별 여행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독자는 훌쩍 떠날 곳을 입맛대로 고르기만 하면 된다. 곁에 두고 떠나고 싶을 때마다 펼쳐보면 좋을 것이다.

「친애하는 내 마음에게」 
강영준|두리반|344쪽|인문교양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소설가에게 최고의 자산은 어릴 때 경험했던 상처”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문학작품을 읽다 보면 종종 작품 속 인물의 감정에 이입되곤 한다. 「친애하는 내 마음에게」는 15개 문학작품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심리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책이다.

‘사랑손님과 어머니(주요섭)’에선 어머니가 왜 사랑손님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었는지 억압된 욕망을, ‘위대한 개츠비(스콧 피츠제럴드)’에선 열등 콤플렉스를 살펴본다.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를 통해선 스키너의 행동주의 심리학을,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바스콘셀로스)’를 통해선 이와 상반되는 칼 로저스의 인간주의 심리학을 생각해보는 식이다.

그렇게 문학작품 속 주인공의 심리를 공부하다 보면 그동안 외면해왔던 내 마음도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몸은 가벼운 감기만 앓아도 이상을 느끼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 병이 깊어지는 줄 모르고 방치하다간 파국으로 치닫는다. 파국으로 가기 전에 미리미리 내 마음과 친해져 보자.

「마음의 연금술」
웨인 다이어|비즈니스북스|288쪽|자기계발


예상치 못한 팬데믹의 시대를 마주한 지금, 몸과 마음의 거리를 두고 살게 된 사람들의 심신은 많이 지쳐 있다. 지극히 평범했던 일상을 잃고 알 수 없는 미래에 막막함과 무력감만 느끼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베스트셀러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통해 강렬한 깨우침을 전한 세계적인 심리학자 웨인 다이어가 이번에는 불안과 혼돈 속에 갇힌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조언을 건넨다. 「마음의 연금술」에서 그는 내 마음에 집중할 때 비로소 인생의 주도권을 가지고 스스로의 감정과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다이어는 ‘겉으로 보이는 것들에 흔들리지 말 것’ ‘얽매이지 않고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것’ ‘무언가 되려고 애쓰기보다 나 자신이 될 것’ 등 인생에 꼭 필요한 11가지 깨달음과 구체적인 실천법을 전한다. 팬데믹으로 잃어버린 삶의 활력을 되찾고 단단한 마음의 내공을 기르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매우 쉽고 현실적이며 실천적인 ‘마음 수업’을 받아보면 어떨까.

「푸른 석양이 지는 별에서」 
세라 스튜어트 존슨|을유문화사|388쪽|과학


수백년간 인류는 화성에 ‘생명’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린 적이 없다. 그러나 1964년 찍힌 역사상 최초의 화성 사진은 이 오랜 기다림을 배신했다. 나사(NASA)가 쏘아 올린 매리너호號는 생명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화성 사진을 보내왔다.

NASA 행성 환경 연구소의 연구원이자 미국 조지타운대 행성과학 조교수인 세라 스튜어트 존슨은 화성을 향한 인류의 사랑과 관심을 자신의 개인적인 삶과 나란히 놓고 이야기한다. 

1970년대 쏘아 올린 화성탐사선 ‘바이킹호’는 화성에서 생명체를 찾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2008년 화성에 착륙해 ‘트위터’를 했던 피닉스호는 칼 세이건으로 대표되는 ‘우주 생물학’과 ‘바이킹호’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했다. 우주 탐사가 다루는 시간은 거대하고, 쉽게 ‘버려지는 가설’은 없다는 뜻이다.

‘세대를 관통하는’ 화성 탐사의 기록은 인류가 자신의 위치를 알기 위해 끊임없이 써 내린 실존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 책은 우주를 들여다보는 일이 동시에 인간을 관찰하는 일이라는 걸 상기시킨다.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샘 킨|해나무|488쪽|과학


종종 ‘존재감이 없는 사람’을 일컬어 ‘공기 같다’는 표현을 쓴다. 늘 옆에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의 존재를 무심코 잊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공기의 다양한 기능과 역사, 중요성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예컨대, 지구가 탄생한 직후 독가스에 가까웠던 공기가 어떻게 지금의 공기가 됐는지, 부러지기 쉬운 철을 강철로 만드는 데 왜 공기가 필요한지, 아인슈타인이 안전한 냉장고를 만들기 위해 공기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말이다. 

이처럼 공기 속에는 우리가 모르는 기상천외한 비밀이 가득 숨어 있다. 물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샘 킨이 이번엔 공기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저자는 크게 세 파트로 나눠 공기의 이야기를 다뤘다. 1부에선 지구에 공기가 어떻게 생겨나고 변했는지 설명한다. 2부에선 인간이 공기를 어떻게 이용해왔는지, 3부에선 인간과 공기의 관계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살핀다. 공기는 색도, 냄새도 없다. 그렇다고 목소리까지 없는 건 아니다. 이제 공기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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