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의 결과

지난해 LG이노텍이 LED 사업 철수를 결정했을 때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니 긍정적일 거란 전망이 있었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UV(자외선) LED가 빛을 볼 텐데 악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했다. 그로부터 1년 후 LG이노텍은 실적을 통해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LG이노텍은 3분기에도 호실적을 낼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사진=뉴시스]
LG이노텍은 3분기에도 호실적을 낼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사진=뉴시스]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다.” 2020년 3분기 LG이노텍은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지 않던 애증의 LED 사업을 접겠다고 선언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로부터 1년, LG이노텍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선택과 집중’ 전략은 꽤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1년 전보다 실적이 월등히 개선돼서다. 

올해 상반기 LG이노텍 매출은 5조4250억원, 영업이익은 4988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2.8%, 175.7% 증가했다. 눈여겨볼 점은 사업 부문별 실적에서 어느 것 하나 부진한 게 없다는 거다.

LG이노텍의 주요 사업은 ▲광학솔루션 부문(카메라 모듈이나 센싱 모듈 등 생산) ▲기판소재 부문(반도체 기판이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용 기판 등 생산) ▲전장부품 부문(차량용 집적회로나 인쇄회로기판, 센서 등 생산) ▲기타 부문으로 나뉜다. 

전체 매출 대비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광학솔루션 부문의 올 상반기 매출(이하 같은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68.4%나 늘었다. 기판소재 부문은 23.0%, 전장부품 부문은 28.0% 증가했다. 

‘깜짝 실적’이 아니다. 3분기 실적 전망도 좋은 편이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LG이노텍이 광학솔루션 부문과 기판소재 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어 3분기에 3조4000억~3조6000억원대 매출과 3100억~34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0% 이상, 영업이익은 200% 이상 늘어난 전망치다.[※참고: 영업이익 전망치가  가파르게 늘어난 건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평년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2019년 3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 증가율은 66.2%에 이른다.]

이런 호실적을 전망하는 근거는 뭘까. 이유는 간단하다. 주력인 광학솔루션 부문의 실적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로 경쟁사(샤프)의 베트남 공장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북미 주요 고객사(애플)의 신규 스마트폰 초기 물동량도 적지 않다. 애플이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을 여전히 강화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기판소재 부문에선 시장에 고부가 기판의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건 외부 환경적 요인만 긍정적인 게 아니라는 점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부진했던 사업(LED)을 정리할 때 우려도 있었지만 실적 개선을 통해 해소됐다”면서 “현재 비용 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어 실적 개선은 2022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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