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체 고민 해결해 줄 엣지 컴퓨팅
엣지ㆍ클라우드 컴퓨팅 대체 뭐가 다른가

코로나19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전자상거래’ 시장이다. 온라인 쇼핑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몇 전자상거래 업체는 수혜는커녕 손실만 맛봤다. 웹사이트 로딩시간이 길어지면서 소비자가 되레 이탈한 탓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뭘까. 답은 분산된 서버를 이용하는 거다. 이를 전문용어로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이라 한다. 
 

엣지 컴퓨팅을 활용하면 웹페이지 로딩 시간을 줄일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엣지 컴퓨팅을 활용하면 웹페이지 로딩 시간을 줄일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 속도가 몰라보게 빨라졌다. 이제 사람들은 쇼핑을 하기 위해 집밖을 나서지 않는다. 대신 PCㆍ스마트폰 앞에 앉아 온라인에 접속한다. 그래서인지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눈에 띄게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16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나 증가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업체에 이런 상황은 달갑지만은 않다.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 소비자가 급증하면서 생겨난 문제점이 적지 않아서다. 가장 큰 문제는 ‘로딩 시간’이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몰리면서 트래픽(일정 시간 전송되는 데이터의 양ㆍtraffic)이 늘어나 웹사이트의 로딩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로딩 시간이 길어질수록 해당 웹사이트에서 이탈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공산이 커서다. 디지털 성능 관리업체 소아스타(soasta)와 구글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웹사이트의 로딩 시간이 1초에서 3초로 늘어났을 때 이탈자가 발생할 확률은 32% 높아졌다.

흥미를 유발하는 광고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해도 웹페이지를 여는 데 시간이 걸리면 정작 중요한 ‘전환율’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참고: 전환율은 웹사이트 방문자가 제품 구매ㆍ회원 등록ㆍ뉴스레터 가입 등 웹사이트가 의도하는 행동을 취하는 비율을 뜻한다. 모든 마케팅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환율을 높이는 것이다.]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다가오는 연말 쇼핑 시즌엔 더 많은 온라인 소비자가 몰릴 공산이 크다. 이때를 대비해서라도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서둘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괴롭히는 문제는 또 있다. ‘사이버 보안’이다. 많은 업체가 쇼핑 시즌에 맞춰 새로운 제품을 기획한다. 하지만 신제품을 대대적으로 출시하는 이때가 사이버 범죄를 가장 조심해야 할 시기다.

예컨대 제품을 구매한 뒤에 더 높은 가격으로 재판매해 이익을 얻는 악의적 구매자들이 있다. 이른바 ‘리셀러’들이다. 업체들은 이런 악의적 구매 행위를 막기 위해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기도 하지만 리셀러들은 자동화 도구를 이용해 손쉽게 피해간다. 문제는 이런 악의적 구매 행위가 실수요자의 구매 기회를 박탈하고, 나아가 고객경험을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당면한 두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는 점이다. 해답은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에 있다. 누군가에겐 엣지 컴퓨팅이란 말이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업체가 수십년간 엣지 컴퓨팅으로 콘텐츠를 캐싱(파일 복사본을 임시로 저장하는 프로세스ㆍcaching)해 로딩 시간을 줄이고 보안을 강화해왔다.

엣지 컴퓨팅은 ‘가장자리’란 뜻 그대로 정보를 생산ㆍ소비하는 사용자 주변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중앙 집중 서버에서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과 달리 분산된 소형 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게 특징이다. 쉽게 말해, 엣지 컴퓨팅을 사용하면 소비자 주변에서 바로 데이터를 수집ㆍ분석ㆍ처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럼 엣지 컴퓨팅이 어떻게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먼저 현재 많은 전자상거래 업체가 활용하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엣지 컴퓨팅이 어떻게 다른지부터 살펴보자.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업이 하나의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앱(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배포ㆍ운영할 수 있도록 중앙 집중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 반면, 엣지 컴퓨팅은 기업이 어느 플랫폼에서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넓게 분산돼 있다.

문제는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하이퍼로컬(특정 지역에 특화된ㆍhyperlocal) 데이터들이 중앙(클라우드)으로 전송되는 과정에서 무의미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비용을 상쇄할 만큼의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과정인 것도 아니다. 되레 정보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시간이 소요되고 오류가 발생해 사용자경험을 악화시킬 공산이 크다.

 

당연히 분산된 소형 서버가 중심인 엣지 컴퓨팅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데이터를 중앙으로 이동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쿠키(웹사이트 방문기록) 추적 방식을 엣지 컴퓨팅 플랫폼으로 변경하면 전자상거래 웹페이지와 엣지에서 노출되는 콘텐츠 간 거리도 줄일 수 있다. 웹페이지 로딩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쾌적하게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거다.

그뿐만 아니라 분산된 엣지에서 이뤄지는 전자상거래 업체와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소비자의 선호도를 즉각 파악하고 이해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LTV(고객평생가치ㆍlifetime value)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보안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앱 로직을 엣지로 옮기면 영업을 방해하는 악의적 구매자들을 엣지에서부터 차단하는 게 가능해서다. 실제 제품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는 거다. 

전세계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온라인에 접속한다. 이들에게 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모든 기능을 엣지와 가깝게 놓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웹사이트를 운영해야 하는 업체들에겐 엣지 컴퓨팅을 구축하는 것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 소비자의 요구가 빠르게 변화하고 증가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이를 충족하기 위해 엣지 컴퓨팅 구축을 적극 고려하고, 혁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김도균 아카마이 코리아 본부장 


정리 =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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