섈 위 아트 | 아트투자 시대

인스트그램_미술투자
인스트그램_미술투자

“지난 4월부턴가…, 그때부터 1000만원 이하 작품을 구매하는 젊은층이 부쩍 늘어났어요. 기존엔 보기 힘들었던 일들이 조금씩 생기는 분위기입니다.” 미술업계에서 수십년을 지내온 갤러리 대표의 말이다.

사실 미술업계에서 최근 일고 있는 ‘젊은 바람’은 이례적이다. 일반 사회의 이슈와 트렌드에 가장 더디게 반응하는 곳이 미술업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단점으로 보긴 힘들다. 미술업계의 이런 특징은 ‘예술작품’과 연관해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예술작품은 마치 부동산처럼 예민한 자산이 아니다. 식품이나 의류처럼 유통량이 많을 수도 없다. 

당연히 미술업계에선 정보가 서서히 움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미술업계에 부는 ‘젊은 바람’은 꼼꼼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 바람이 MZ세대의 니즈와 연계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궁금한 점도 있다. “젊은 컬렉터의 등장과 MZ세대의 성향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필자는 유튜브에 존재하는 다양한 아트채널을 미술업계 관계자와 함께 분석해 봤다. 그 결과, 모든 채널엔 MZ세대가 존재했는데 이는 ‘투자물결’과 맥이 닿았다. 주식·가상화폐 등에 베팅하던 많은 이들이 최근엔 다양한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다. 아마도 화폐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일 텐데, 그중 상당수는 미술품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투자가 안전하면서도 가치가 상당해서다. 젊은층의 1000만원 이하대 예술작품 구매가 늘어난 건 이 때문이다. 

필자는 이런 분위기를 큰 변화의 ‘시작점’으로 본다. MZ세대가 미술업계에 진입한 경로가 일정해서다. 자! 쉽게 살펴보자. 다분히 폐쇄적이던 미술업계도 최근 들어 조금씩 개방됐다. 그러면서 미술품 투자를 둘러싼 정보가 세상 밖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치갤러리온라인
사치갤러리온라인

이 때문인지 다양하고 좋은 미술투자 관련 서적들도 유통됐고, 이런 기류는 MZ세대까지 맞닿았다. 해외직구를 통해 미술투자 관련 원서를 보면서 연구하는 MZ세대가 등장하기 시작했던 거다. 그러자 ‘아트투자’ ‘미술재테크’ 등을 콘셉트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들이 등장했고, 이는 또다시 MZ세대의 수요를 자극했다. 실제로 유튜브에 접속해 ‘아트투자’ ‘미술재테크’ 키워드를 입력해 보면 예술작품 투자 관련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렇듯 미술품 투자, 조각을 나눈 지분투자 등 과거와는 다른 투자유형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NFT(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란 안전장치를 발판으로 디지털 아트투자란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다.[※참고: NFT는 블록체인 기술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할 수 있는 토큰을 말한다.] 

흥미롭게도 이런 물결의 대상은 글로벌이다. 많은 투자자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아트시(artsy.net), 혹은 유튜브를 통해 세계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소환해 투자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미술업계가 극단적인 변화의 시작점에 놓여있음을 시사한다. 이젠 과거와는 다른 관점,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IT,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기술로 미술업계도 진화한 거다. 

어쩌면 이런 새로운 세상이 차세대 아티스트에겐 기회를 줄지 모른다. 놀라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융통성만 있다면 세계적 아티스트로 발돋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론 무섭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놀라운 세상이 열렸다. 

김선곤 더스쿠프 미술전문기자
sungon-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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