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역세권 기회요인과 위험요인
반도건설, GS건설 등 역세권 노려
주변 개발사업 등 호재 적지 않아
KTX역 주변 인프라 없으면 무용지물

‘KTX 따라 돈이 흐른다’는 말이 있다. KTX역 인근에 지어진 일부 아파트의 몸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이른바 KTX 역세권 효과다. 그렇다고 KTX 역세권이 ‘안전지대’인 건 아니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 KTX 역세권에도 위험요인은 있다.

KTX 역세권 아파트의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사진=뉴시스] 
KTX 역세권 아파트의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사진=뉴시스] 

학세권·상권·숲세권 등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은 여러개다. 그 기준에 부합하느냐에 따라 아파트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이는 아파트를 주거뿐만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는 우리나라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이 각종 ‘○세권’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중 첫째 요인을 꼽으라면 단연 역세권이다. 역세권은 지하철이나 기차역을 중심으로 도보로 5~10분 안팎인 지역을 의미한다. 실제로 ○세권의 원조 격인 역세권은 아파트 가격을 결정할 때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각종 부동산 광고가 가장 앞에 역세권을 내세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KTX 긍정적 효과 = 이런 점에서 최근 주목받는 역세권이 있다. 다름 아닌 KTX 역세권이다. KTX역을 끼고 있는 지방 아파트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어서다.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집값 부담이 덜한 지방으로 부동산 수요가 몰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KTX 노선 확대로 일일생활권이 아닌 반나절생활권이 가능해졌다. KTX 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주거·교통·상업·문화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가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이 때문인지 KTX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분양시장의 열기도 뜨겁다. 반도건설은 최근 경북 경주시 KTX신경주역 역세권에서 ‘신경주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를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74~84㎡(약 22.3~25.4평), 1490가구 규모다.

신경주역세권 B4·B5블록(경주시 건천읍 화천리)에 자리를 잡은 이 아파트는 KTX 신경주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다. 경부선 KTX와 SRT(수서고속철도)를 이용하면 동대구는 18분대, 울산은 11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서울까지 걸리는 시간도 약 2시간대에 불과하다.

주변에 개발 호재도 있다. 청량리역을 출발해 영천역~신경주역까지 이어지는 중앙선과 포항역~신경주역~태화강역을 잇는 동해선이 올해 완공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도보 거리에 대형공원과 생태하천까지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곳뿐만이 아니다. GS건설이 전남 나주시 성월동에 짓고 있는 ‘나주역 자이 리버파크’도 KTX 역세권 효과를 노릴 수 있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용면적 59~179㎡(약 17.8~54.1평), 총 1554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는 KTX 나주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도로 접근성이 좋아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와 광주광역시까지 손쉽게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파트 반경 1㎞ 안에 마트·시청·법원·세무서·문화예술관 등의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지난해 12월 진행한 청약에서 929가구 모집에 2만590명이 몰리며 평균 22.16대 1의 분양 경쟁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렇다면 높은 인기만큼 아파트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을까. 사례를 살펴보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분양한 ‘한화 포레나 포항(포항KTX 역세권)’의 분양권(33평형 기준)은 그해 8월 3억8200만원에 거래됐다. 평균 분양가가 3억4350만원이라는 걸 감안하면 4개월 만에 4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SRT 노선이 지나는 곳의 아파트 가격도 껑충 뛰어올랐다. SRT 평택 지제역을 역세권으로 두고 있는 ‘지제역 더샵’이 대표적이다. 올 5월 입주를 앞둔 이 아파트의 가격은 두배 가까이 올랐다. 평균 분양가가 4억3000만원이었던 아파트(33평형 기준)가 지난해 5월 8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 KTX 위험요인 = 하지만 모든 투자엔 리스크가 있고, 다양한 위험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이는 KTX 역세권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정부 정책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해 하반기(8월·11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변수다. 부동산 거품이 수요자가 많은 서울보다 지방에서 먼저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제아무리 KTX 역세권이라도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는 시기엔 힘이 떨어질 수 있다는거다.

이미 이런 조짐이 나타나는 곳도 있다. 지난해 12월 대우건설이 분양한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는 평균 경쟁률이 0.4대 1에 그쳤다. 동대구 KTX 역세권을 앞세워 759가구를 공급했지만 280명만 1순위 청약을 접수했다. KTX 역세권 아파트라고 무턱대고 분양받는 건 위험한 투자일 수 있다는 거다.

주목받는 KTX 역세권 분석해보니…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자. “기차역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역세권 교통의 형태로 보기는 어렵다. 단순히 역과 가깝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지나치게 가까우면 소음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서울이나 수도권까지 1~2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어야 역세권의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주거환경이 얼마나 잘 갖춰졌는지도 살펴야 한다. 기반시설이 부족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선 안 된다.”

KTX역이 가깝다고 해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다면 역세권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KTX 역세권의 가능성과 함께 위험요인을 반드시 살펴야 하는 이유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