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 신세계건설
아파트 없이도 실적 키우지만
신세계 이름값의 리스크

유통업을 하는 회사들이 건설사까지 가지고 있는 건 흔한 일이다. 신세계건설도 그중 하나다. 백화점, 대형 상업시설, 창고형 할인매장까지 신세계건설이 투입될 수 있는 계열사 사업은 많고 다양하다. 하지만 그 사업들은 신세계건설의 ‘밖’에 있다. 신세계그룹이 사업을 내줄 여력이 없다면 소용없다. 

신세계건설은 신세계 그룹이 운영하는 이마트, 스타필드 등 대형 상업시설 시공을 맡아왔다.[사진=뉴시스]
신세계건설은 신세계 그룹이 운영하는 이마트, 스타필드 등 대형 상업시설 시공을 맡아왔다.[사진=뉴시스]

‘아파트’ 없이도 건설사를 운영할 수 있을까. 대다수 국내 건설사의 가장 큰 매출처는 국내 주택 시장이다. 모두 그런 것만은 아니다. 신세계건설이 대표적이다. 매출의 90%가 국내 시장에서 나오긴 하지만 상업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2021년 3분기(누적) 기준 신세계건설 매출의 57.0%는 상업시설에서 발생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신세계건설 그 자체에 있다. 유통으로 성장한 신세계그룹이 백화점ㆍ대형마트 등을 만들 때마다 신세계건설의 일거리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2021년 3분기 기준 스타필드수원(4250억원), 동탄2 이마트트레이더스(604억원), 스타필드청라(546억원) 등을 포함한 6906억원 규모의 사업지들은 신세계건설이 그룹에 기대서 얻어낸 사업장이다. 5조2947억원에 달하는 수주액 중 약 13%다.

물론 주택사업도 하고, 주택 브랜드(빌리브)도 갖고 있다. 하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으로 상업 시설에는 미치지 못한다. 경쟁이 심하지만 그만큼 수익이 담보되는 아파트 사업 수주 경쟁에서도 신세계건설은 한발짝 떨어져 있다. 오피스텔ㆍ아파텔(아파트처럼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텔)ㆍ생활형 숙박시설 등의 공사는 맡고 있지만 대규모 아파트 사업은 거의 없다.

아파트 사업에 열을 올리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했듯 ‘신세계’라는 이름에 기댈 수 있어서다.

 

그렇다면 신세계건설의 매출에서 신세계그룹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신세계건설의 2021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약 902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그룹에서 발생한 신세계건설의 건설수익(매출)은 3140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의 34.8%가 신세계 계열사에서 발생한 셈이다. 

이 비중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신세계그룹의 시설 확충 계획 때문이다. 인천 송도에 신세계백화점을 건설할 계획이 잡혀 있고, 울산혁신도시에도 백화점 건설 용도로 갖고 있는 땅이 있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이 부지에 오피스텔을 포함한 대형 주상복합 시설 건설을 제안했지만 울산시는 애초 계획인 백화점을 고수하면서 사업은 중단 상태다.

착공 시점은 불분명하지만 부동산 사업은 ‘땅’이 있는 한 결국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건설이 직접 사들인 부지가 아니어서 금융비용이 없다는 건 분명한 이점이다.

하지만 ‘신세계’란 이름 없이도 성장해야 한다는 건 신세계건설의 과제다. ‘신세계’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역시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2019년 이마트가 13개 점포를 팔며 9300억원의 현금을 쌓아둔 건 대표적 예다. 신세계건설은 신세계란 ‘이름값’을 넘어설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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