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건설 | 전문 디벨로퍼의 꿈
아파트 브랜드 공유하지만
국내 시장에 집중

DL그룹(옛 대림그룹)의 아파트 브랜드는 ‘e편한세상’이다. 그런데 이 브랜드를 건설하는 곳은 ‘한지붕 내 두 회사’다. 콕 집어 설명하면 DL이앤씨와 DL건설이 ‘e편한세상’을 짓고 있다는 건데, 이들이 아파트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DL건설은 국내 시장에서 전문 디벨로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사진=DL건설 제공]
DL건설은 국내 시장에서 전문 디벨로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사진=DL건설 제공]

DL그룹의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을 만드는 곳은 DL이앤씨뿐만이 아니다. 한둥지를 쓰는 다른 건설사도 있다. DL건설이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의 자회사인 삼호와 고려개발이 2020년 합병해 만들어진 대림건설은 지난해 DL건설로 이름을 변경했다. 

합병과 명칭 변경이 단시일에 이뤄졌지만, 그 기간 DL건설엔 큰 변화가 있었다. 건설사의 외형적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시공능력평가순위를 살펴보자. 2020년 시공능력평가액 1조8089억원(17위)을 기록했던 DL건설은 2021년 12위(3조2492억원)로 뛰어올랐다. 주택사업으로 성장한 호반건설(13위), 태영건설(14위)보다 더 높은 순위였는데, DL건설의 성장 원동력 역시 주택이었다. 

2021년 9월 기준 DL건설의 전체 수주 잔고는 6조8249억원을 기록했다. 그중 40.2%에 달하는 2조7440억원이 주택사업에서 나왔다. 하지만 도급 위주로 이뤄지는 주택사업은 시장 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게다가 DL이앤씨 역시 ‘e편한세상’으로 주택 사업을 계속 영위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다면 ‘한 파이’를 나눠 먹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DL건설은 이런 난제를 어떻게 풀고 있을까. 

흥미롭게도 이 질문은 ‘한 그룹에 아파트를 만드는 회사가 따로 있어야 하는 이유’를 통해 풀 수 있다. 답은 DL그룹의 ‘디벨로퍼’ 전략이다. DL이앤씨, DL건설 모두 직접 개발을 통해 사업을 키우는 디벨로퍼 전략을 택하고 있지만 공략 대상은 다르다. DL이앤씨가 글로벌 디벨로퍼를 지향한다면 DL건설은 국내 건축ㆍ토목 시장에 집중한다. 

DL건설 관계자는 “DL건설은 궁극적으로 전문 디벨로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금은 주택 도급 사업의 비중이 크지만 앞으로 공동주택ㆍ물류센터 등 건축과 토목 분야를 중심으로 직접 개발 사업에 나서거나 투자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통해 건설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하겠다는 거다. 

DL건설 측은 “지금도 일부 사업은 물류센터 사업 등에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DL건설의 수주 실적(2021년 9월 기준)을 보면 수주 금액 중 10% 이상(7705억원)이 수도권 물류센터 사업에서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DL건설은 직접 투자하거나 지분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변화를 꾀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물론 건설사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디벨로퍼로서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건 많은 건설사의 꿈이기도 하다. 국내 시장에서 덩치를 키우려는 DL건설의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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