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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출시된 SPC삼립 포켓몬빵의 인기
동봉된 스티커 삼매경에 빠진 2030
팍팍한 생활 속 작은 성취감 느껴

SPC삼립이 재출시한 ‘포켓몬빵’이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사진=뉴시스]
SPC삼립이 재출시한 ‘포켓몬빵’이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사진=뉴시스]

“포켓몬빵 사려고 편의점 16곳을 돌아다녔는데 결국 못 샀다.” “오는 손님마다 포켓몬빵을 찾아서 매장 문 앞에 ‘품절’을 붙여 놨다.” SPC삼립이 20여년에 만에 재출시한 ‘포켓몬빵’이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품절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포켓몬빵은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인 1998년 처음 출시됐다. 

당시 제품 안에 동봉된 포켓몬 ‘띠부실(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을 모으는 게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참고: 포켓몬빵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캐릭터 스티커 159종이 들어있다.] 이제는 성인이 된 ‘그때 그 아이들’이 다시 포켓몬빵을 구입하고 있는 셈이다. 

SPC삼립 관계자는 “출시 2주차인 3월 7일까지 300만개가 판매됐다”면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표➊). 포켓몬빵의 인기에 힘입어 SPC삼립의 주가까지 들썩였다. 출시 첫날 8만100원이던 SPC삼립의 주가는 3월 16일 9만4700원까지 치솟았다. 

그렇다면 포켓몬빵은 왜 이렇게 인기를 끄는 걸까. 어릴 적 추억이 담긴 제품을 구입하는 ‘레트로(retro) 트렌드’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레트로 트렌드만으론 새벽부터 편의점 십수 곳을 찾아다니는 소비자의 ‘열정’을 설명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포켓몬빵엔 레트로를 넘어서는 ‘플러스 알파’가 있다고 말한다. 

양세정 상명대(경제금융학)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스티커를 모으는 것 자체가 젊은층에게 ‘성취감’을 주기 때문으로 보인다. 끝없는 루틴이 반복되고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와 씨름하는 젊은층이 작지만 손쉽게 이룰 수 있는 스티커 모으기에 열광하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트렌드모니터가 ‘레트로 트렌드’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거를 그리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행복했던 순간이 그리워서(63.9%)’ ‘현실이 힘들어서(56.4%)’였다(표➋). 포켓몬빵의 뜻밖의 성공엔 레트로 마케팅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하려는 기업의 니즈가 맞물릴 가능성이 높다.

제2·제3의 포켓몬빵이 계속 출시될 거란 전망이 많은 이유다. 양세정 교수는 “기업으로선 과거 제품을 재출시하는 게 신제품 출시 대비 리스크가 적다”면서 “물론 단발성 인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앞으로도 과거 제품을 재출시하는 사례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표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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