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조반나 다르코

오펜나 조반나 다르코는 프랑스의 전설적인 여장군 잔 다르크의 이야기를 다룬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오펜나 조반나 다르코는 프랑스의 전설적인 여장군 잔 다르크의 이야기를 다룬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총 3막으로 이뤄진 오페라 ‘조반나 다르코’는 제목이 말해주듯 프랑스의 실존 인물 ‘잔 다르크’의 생을 다룬다. 이탈리아의 스타 오페라 작곡가인 주세페 베르디가 ‘포스카리가의 두 사람’에 이어 완성한 7번째 작품으로, 1845년 2월 15일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됐다.[※참고: 조반나 다르코는 잔 다르크의 이탈리아어식 표기다.]

이 작품을 쓸 당시 베르디는 건강 악화로 그의 일생 중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래서인지 그는 조반나 다르코의 대본을 쓴 데미스토클레 솔레라에게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요구를 수차례 했고, 이것이 작품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조반나 다르코는 당시 평론가들의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전개 방식이 작위적이고 관객의 애국심을 지나치게 자극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건 베르디의 음악 덕분이다. 조반나 다르코는 서곡은 물론 각 캐릭터의 아리아까지 모두 아름답고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작품 속 서곡과 아리아는 오페라 연주회에서 꾸준히 연주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 줄거리 = 무대는 1429년, 프랑스의 돔레미 마을을 비춘다. 국왕 카를로 7세는 왕위에 올랐지만 아직 대관식도 치르지 못했다. 프랑스가 영국과 전쟁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패배할 위기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다.

카를로 7세는 부하들과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이 꾼 꿈을 얘기한다. 어두운 숲속에서 성모 마리아의 초상화를 봤는데, 그 초상화가 자신에게 다가와 “갑옷과 검을 풀어 성모 마리아의 발 앞에 두라”는 명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 꿈은 프랑스가 영국을 이기는 걸 암시한다고 카를로 7세는 생각했다. 그러자 마을 사람 중 몇몇이 자신들도 숲속 깊은 곳에서 나무에 걸려있는 성모 마리아의 초상화를 본 적이 있다고 말한다. 이야기를 들은 카를로 7세는 초상화가 있는 곳을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무대는 숲속으로 바뀐다. 조반나의 아버지 자코모가 등장한다. 그는 평소 숲속에서 자주 시간을 보내는 딸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고 생각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조반나의 뒤를 밟는다.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조반나는 상수리나무 아래에서 프랑스를 위해 싸울 힘을 달라고 기도하다 지쳐 잠든다. 잠시 후, 카를로 7세가 도착한다. 그는 꿈에서 본 숲속과 너무나 흡사한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갑자기 한 무리의 천사들이 찾아온다. 천사들은 조반나에게 프랑스군을 이끌 사람이 되겠냐고 묻는다. “힘을 얻으려면 모든 욕망에서 벗어나 순수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천사들의 말에 조반나는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를 목격한 카를로 7세는 조반나의 용기에 크게 감동해 그녀를 데리고 전쟁터로 떠난다. 하지만 모든 일을 지켜본 자코모는 딸이 악마와 계약했다는 착각에 사로잡힌다.

조반나가 이끄는 프랑스군은 영국군을 크게 무찔러 대승을 거둔다. 조반나는 다시 예전의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려 하지만, 그녀를 연모한 카를로 7세는 조반나에게 대관식에서 왕관을 머리에 씌워달라고 제안한다. 천사들과의 약속을 떠올린 조반나는 왕의 구애를 거절한다.

그때 갑자기 자코모가 등장한다. 그는 모든 사람 앞에서 조반나가 악마와 계약해 힘을 얻었다며 일장 연설을 펼친다. 충격에 빠진 사람들은 조반나를 ‘마녀’라 부르며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다. 자코모는 조반나에게 “속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불 속으로 들어가 죽는 것”이라고 말한다.

조반나는 천사들에게서 힘을 얻음과 동시에 악마와 계약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조반나는 천사들에게서 힘을 얻음과 동시에 악마와 계약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무대는 화형장으로 바뀐다. 조반나는 기둥에 묶여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프랑스군과 영국군이 싸우는 환상을 본 조반나는 다시 한번 싸울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천사들의 말에 복종하기 위해 카를로 7세의 사랑도 거절했다고 고백한다.

그 기도를 들은 자코모는 비로소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단 사실을 깨닫는다. 자코모는 조반나를 묶었던 밧줄을 느슨하게 만들고, 조반나는 밧줄을 풀고 전선으로 달려간다. 그녀는 영국군과의 전투에서 또한번 프랑스군을 승리로 이끌지만, 전장에서 목숨을 잃는다.

조반나의 시신을 멘 병사들이 돌아오고, 왕은 절규한다. 그때 천사들의 도움인지 갑자기 조반나가 숨을 쉬기 시작한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아버지를 용서하고 카를로 7세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그리곤 마침내 영원한 잠에 빠진다.

글 =​​​​ 김현정 체칠리아 성악가 (소프라노)
sny409@hanmail.net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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