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포스카리가의 두사람

오페라 ‘포스카리가의 두사람’은 정치적 싸움에 휘말린 포스카리가의 비극을 주제로 하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오페라 ‘포스카리가의 두사람’은 정치적 싸움에 휘말린 포스카리가의 비극을 주제로 하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3막으로 이뤄진 ‘포스카리가의 두사람’은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가 1844년 작곡한 작품이다. 이 작품을 만들 때 베르디는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밀라노를 떠나 고향인 부세토에 머물며 ‘포스카리가의 두사람’을 완성했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작품은 그해 11월 3일 로마의 아르헨티나 극장에서 초연했다. 비극적인 작품의 내용 탓에 오페라의 분위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두웠다. 당시 이탈리아에서 유행했던 오페라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포스카리가의 두사람’이 대중의 인기를 끌지 못했던 이유다. 

하지만 이후 등장인물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한 작품이란 재평가를 받으며 주세페 베르디의 수작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이 작품은 1423년 베니스 공화국의 정치 세력 다툼에서 발생했던 포스카리가의 비극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2016년 국내에서 영화로도 개봉했다. 공연 실황을 담은 작품으로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는 플라시도 도밍고가 프란체스코 포스카리역을 맡았다. 

♬ 줄거리 = 무대는 1457년 베니스. 총독의 궁에 정부의 장관들과 민간인으로 구성된 10인 위원회가 중요한 재판을 열기 위해 모인다. 프란체스코 포스카리 총독의 아들인 야코포 포스카리가 저지른 살인사건의 재판이었다. 10인 위원회의 위원장은 프란체스코 포스카리 총독의 정적인 로레다노다. 그는 귀족을 몰아내고 시민이 베니스를 통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잠시 후 베니스의 총독 프란체스코가 회의장으로 들어온다. 회의장에선 총독의 아들인 야코포의 재판 준비가 한창이다. 살인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는 야코포는 크레타섬에 유배돼 있던 중 재판을 받기 위해 베니스로 이송됐다. 재판이 시작되고, 야코포는 무죄를 주장한다. 자신은 살인자가 아니라 누군가의 음모에 빠진 피해자라는 것이다. 

야코포의 아내 루크레치아는 시아버지인 프란체스코 총독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호소한다. 안타깝지만 프란체스코 총독도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프란체스코도 아들의 무죄를 확신하고 있지만 총독인 그도 10인 위원회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 제아무리 총독이라도 법에서 정한 재판의 결과를 거스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시각, 재판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야코포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은 위대한 사령관 ‘카르마뇰라’의 환영을 본다. 그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재판이 마무리되고, 10인 위원회는 야코포의 살인 혐의를 유죄라고 판결한다. 처벌은 야코포 홀로 크레타섬으로 유배를 가는 것이다. 프란체스코 총독은 아들을 도와주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

야코포가 유배지인 크레타섬으로 떠나는 날, 프란체스코에게 한장의 편지가 전달된다. 그 편지는 야코포에게 누명을 씌운 진범이 보낸 편지였다. 야코포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자백이 담겨 있었다.  

그때 야코포의 아내 루크레치아에게 남편이 크레타섬으로 출발한 배에서 처형당했다는 소식이 전달된다. 프란체스코의 정적 로레다노가 야코포를 죽이라고 명령했던 거다. 야코포의 죽음으로 진범의 자백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져 버렸다.

이 작품은 등장인물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이 작품은 등장인물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이후 10인 위원회는 프란체스코에게 총독에서 사임하라고 요구한다. 이 역시 자신의 만행을 감추기 위해 로레다노가 주도해 만든 계략이었다. 10인 위원회는 프란체스코가 고령인 데다 아들을 잃은 충격으로 총독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위원회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프란체스코는 결국 총독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다. 총독직에서 내려온 프란체스코는 이 상황을 옆에서 보고 있던 야코포의 아내 루크레치아의 부축을 받으며 총독궁을 빠져나온다. 

그때 마르코 성당의 종이 울린다. 이는 새로운 베니스의 총독이 임명됐음을 알리는 종소리였다. 새 총독으로 임명된 사람은 프란체스코의 정적이자 자신의 아들을 죽음으로 내몬 로레다노였다. 프란체스코는 로레다노가 새로운 총독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으며 숨을 거두고 만다. 

글 =​​​​ 김현정 체칠리아 성악가 (소프라노)
sny409@hanmail.net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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