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열전➋ 최성우 달달한 옥수수㈜ 대표
AI 적용한 모바일 상품권 통합관리앱
상품권 인식률 97%까지 끌어올려

모바일 선물을 받아놓고 ‘깜빡’ 까먹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다. 만료일을 기억하지 않았거나 선물을 따로 보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메모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달달한 옥수수’란 스타트업이 개발·론칭한 앱만 깔아두면 이 ‘망각’의 문제를 풀 수 있다. 모바일 상품권을 자동으로 인식해 관리해주고, 만료일이 다가오면 ‘알림’까지 보내기 때문이다. 달달한 옥수수㈜ 최성우(28) 대표를 만나봤다.

최성우 대표가 개발한 스윗비콘은 AI를 적용한 모바일 상품권 관리앱이다.[사진=천막사진관]
최성우 대표가 개발한 스윗비콘은 AI를 적용한 모바일 상품권 관리앱이다.[사진=천막사진관]

✚ 회사명(달달한 옥수수)이 재미있습니다. 
“사업 초기 만들었던 모바일 상품권 관리앱 이름이 ‘스위티콘’이었습니다. 모바일 상품권인 ‘기프티콘’을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함께 떠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스위티콘이라고 지었는데, 상표권에 문제가 있어서 지금의 ‘스윗비콘’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달달한 옥수수는 초기 앱 이름인 스위티콘을 한국어로 만든 겁니다.” 

✚ 친구들과 창업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2020년 말에 고등학교 동창 두명과 창업했습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창업을 해보자’라는 데 뜻이 모아져서 회사를 함께 세웠습니다. 벌써 2년이 됐네요.” 

✚ 창업 아이템도 그 과정에서 결정했나요?
“셋 다 공대생입니다. 우리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아이템이 뭐가 있을까 많이 고민했어요. 우리 실생활과 가까우면서 다른 사람들도 많이 이용하는 걸로 창업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모바일 쪽으로 관심이 기울더라고요. 이 분야는 확실히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고요.”

✚ 첫 개발품이 모바일 상품권을 관리하는 앱이었죠? 
“맞습니다.”

✚ 당시만 해도 모바일 상품권 관리앱이 있었을 텐데요. 
“모바일 상품권을 통합관리해주는 기존 앱의 경우엔 모바일 상품권들을 일일이 등록해야 합니다. 편의성을 앞세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죠. 상품권(쿠폰) 발행처에서 개발한 전용앱을 필수로 깔아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앱이 느리고 접근성도 떨어졌어요.”

✚ 기존 앱의 단점에서 해법을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기존 관리앱에 ‘직관성’ ‘사용성’ ‘기술적 개선’을 합치면 승부를 볼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야 소비자 입장에서 더 편한 앱이 되니까요. 때마침 동업한 친구 중 한명이 인공지능(AI) 석사과정을 마쳐 그 기술을 앱에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 AI 기술을 적용해서 무엇이 달라졌나요?
“AI 기술을 적용한 ‘스윗비콘’은 ▲자동인식 ▲자동저장 ▲자동관리가 가능합니다. 사용자가 직접 사용처와 사용기한을 입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스윗비콘’만 깔면 선물로 모바일 상품권을 받고 깜빡해서 기한이 지나는 일도 없을 겁니다. 만료 전에 알림을 보내기 때문에 사용자가 사용기한 등을 일일이 기억하지 않아도 됩니다.”


✚ 장점이 확실한데요?
“그런가요? (웃음). 기존 모바일 상품권 관리앱이 쿠폰 관리를 도와주는 ‘보조’ 역할에 그쳤다면, 스윗비콘은 쿠폰 관리를 적극적으로 해주는 ‘비서’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런 기능을 도입한 앱은 처음인가요?
“기프티콘 중고 거래앱에는 비슷한 기능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모바일 상품권 관리앱에선 처음입니다.”

✚ 자동으로 상품권을 인식해 만료일 등을 알려주려면 인식률이 높아야 할 텐데요. 
“그렇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실 외부에서 개발·제작한 인식 시스템을 사용하면 정확도가 7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숱한 연구 끝에 그걸 개선해서 인식률을 97%까지 끌어올렸습니다.”

✚ 모바일 상품권 관리앱은 있지만 AI 기술을 적용한 앱은 최초라고 하셨잖아요. 뭐든 처음이면 시행착오가 많은데, 달달한 옥수수는 어땠나요?
“창업은 물론 앱 개발도 사실상 처음이었습니다. 프로그래밍뿐만 아니라 UI(User Interface·사용자 환경), UX(User Exper ience·사용자 경험) 디자인 등 개발에 필요한 모든 지식이 부족했죠. 그래서 안드로이드 기반의 앱을 개발하고 론칭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어요. 그 과정에서 앱 설계를 잘못하는 등 수없이 많은 문제가 터졌고요.” 

✚ 안드로이드 앱의 품질은 괜찮았나요? 
“버그가 많았어요.”

✚ 버그요? 
“말도 마세요.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서 출시한 탓인지 여기저기서 버그가 출몰했어요. 문제는 버그 하나를 고치는 데도 하루를 꼬박 보내곤 했다는 점입니다. 그때 제대로 고쳤더라면 괜찮았을 텐데, 급한 불부터 끄자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다 오히려 버그를 더 키우기도 했습니다. 사용자들의 불만이 점점 쌓였죠.”

✚ 일을 키운 셈이군요.
“셋이 머리를 맞대고 ‘이대로는 추가 앱을 개발하는 건 힘들겠다’고 결론 지었어요. 처음으로 돌아가 6개월 동안 기본 지식부터 다시 쌓았습니다. 앱 개발, 서버 개발, 보안, 알고리즘, 앱 관리를 위한 웹 개발, 프로그래밍 방법론 등 방대한 양을 닥치는 대로 공부했죠. 이후 안드로이드 앱을 전면 수정하고 iOS 앱과 서버를 개발하는 데 1개월 반이 더 걸렸습니다. 따지고 보면, 6개월의 개발, 6개월의 점검, 1개월 반의 재개발 등 1년 2개월여의 시간을 쏟아부은 셈입니다.” 

✚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혹독한 시간을 보내셨군요. 지금은 문제가 다 해결됐나요?
“다행히 지금은 눈에 띄는 버그가 없습니다. 유지 보수도 원활하게 진행 중이고요.”

✚ 수익은 어디서 발생하나요?
“현재 스윗비콘 유저가 3만8000명가량 됩니다. 20만여명의 유저를 모으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수익 모델을 찾아볼까 합니다. 일단은 유저를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 현재까지 수익이 없다는 얘긴가요?
“처음엔 투자를 받아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해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워낙 안 좋다보니 스타트업 투자가 예전 같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대출을 받긴 싫었어요. 대출금 상환 부담을 이기지 못한 채 쓰러지는 스타트업을 주변에서 많이 봐왔거든요. 초반에는 너무 느리게 가는 것 아닌가 싶어서 조바심이 나기도 했지만 지금은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그래도 수익 없이 지속하긴 어렵지 않을까요?
“예비창업 패키지로 사업자금(4000만원)을 지원받아 앱을 개발했고, 그 이후론 열정 하나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성과물(앱)이 나오고 유저가 조금씩 늘고 있으니 머잖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하루빨리 상황이 좋아져서 스타트업 지원도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 모바일 상품권 통합관리앱 외에 확장하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요.
“지금은 모바일 상품권 통합 관리를 하고 있지만, 모바일 상품권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최종적으로 모바일 상품권 올인원 플랫폼으로서 나아가고 싶습니다.”

✚ 올인원 플랫폼이 뭔가요?
“모바일 상품권 시장은 점점 성장할 겁니다. 그에 따라 확장할 수 있는 사업도 무궁무진할 테고요.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건 아니지만 ‘선물하기 플랫폼’ ‘거래하기 플랫폼’ 등을 직접 개발해 운영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 달달한 옥수수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스윗비콘’으로 바라보는 최종 목표는 국민들의 모바일 상품권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앱이 되는 것입니다. 달달한 옥수수로는 ‘사람이 회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우리의 철학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호감받는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 사람이 회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건 어떤 의미죠?
“요즘 저 같은 젊은 세대가 많이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뭔가 열심히 하고 있는 이에게 그 목적이 뭐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고 하거나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왜 돈을 벌고 싶으냐고 물으면, 딱히 이유를 대지 못하는 이들도 많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제가 얻은 결론은 돈에 너무 큰 가치를 두지 말자는 것입니다. 삶을 더 잘 사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사업을 할 때도 사람을 최우선 가치에 두자는 철학을 공동창업자인 친구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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