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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실적 악화
현지화 전략으로 위기 대응 나서

무인양품이 국내산 배추로 국내에서 제조한 캔김치를 출시했다.[사진=무인양품 제공]
무인양품이 국내산 배추로 국내에서 제조한 캔김치를 출시했다.[사진=무인양품 제공]

일본 생활용품 전문점 무인양품無印良品이 캔김치를 출시했다. 최근 무인양품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캔김치는 한번에 먹을 수 있는 소용량(160g)으로 배추김치, 볶음김치 2종으로 구성돼 있다.

무인양품 관계자는 “김치를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제공할 방법을 고민하다 많은 시도 끝에 캔김치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참고: ‘상표가 없는 좋은 물건’이란 뜻의 무인양품은 1980년 일본에서 설립된 생활용품 전문점이다. 국내 시장엔 2004년 무인양품을 운영하는 일본의 양품계획과 한국의 롯데상사가 합작법인 ‘무인양품 주식회사’를 설립해 진출했다(표❶).]

김치를 캔에 담아 출시한 것도 이색적이지만, 무인양품은 그보다 주재료의 원산지와 제조국을 알리는 데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무인양품의 캔김치는 국내산 배추를 사용해 국내에서 제조한다. 그렇다면 일본 태생의 무인양품은 왜 ‘메이드 인 코리아’를 강조하고 있는 걸까. 무인양품이 처한 현실을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최근 몇년간 무인양품은 국내에서 침체의 늪에 빠져 허덕이고 있다. 2018년 1378억원의 매출과 7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2019년부터 상황이 급반전했다. 그해 7월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와 경제보복 조치에 나서자 국내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일본제품을 불매하는 ‘노재팬(No Japan)’ 운동으로 대응했다(표❷).

그러자 국내에서 사업을 펼치던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흔들렸다. 무인양품의 실적은 그해(2019년) 7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2020년엔 8개월 만에 11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참고: 2020년부터 회계연도 기준(직전연도 9월 1일~당해연도 8월 31일)이 바뀌면서 2020년 실적은 1월 1일~8월 31일까지만 적용됐다.] 이런 분위기는 계속 이어져 2021년(2020년 9월 1일~2021년 8월 31일 기준)에도 45억원의 적자를 떠안았다(표❸).

최악의 위기에 빠진 무인양품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던 중 무인양품은 국내산 식재료와 국내 제조로 소비자 마음을 돌려보겠다는 현지화 전략으로 방향을 돌린 듯하다. 그렇다면 이 전략은 먹혀들까.

김익성 동덕여대(경영학) 교수는 “결과를 논하긴 이르지만 긍정적인 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치는 우리나라의 상징과도 같은 식품 아닌가. 일본 기업이 우리의 재료로 김치를 만들어 팔면 우리의 자부심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분명 있을 것이다. 정서상으로만 봤을 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는 전략이다.” 

반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전보다 한일 두 나라 간 차가운 분위기가 누그러진 건 맞지만 본격적인 해빙 무드에 돌입한 건 아니어서다. 무인양품은 다시 봄을 맞을 수 있을까.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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