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 이상과 현실➌
대중교통보다 비싼 에어택시 
이용요금 대중교통 2~3배
에어택시 가격경쟁력 관건 

이용요금은 소비자들이 이동 계획을 세울 때 고려하는 중요한 기준이다.[사진=연합뉴스]
이용요금은 소비자들이 이동 계획을 세울 때 고려하는 중요한 기준이다.[사진=연합뉴스]

# 도심항공교통(UAM)이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에어택시를 통해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입니다. 어쩌면 미래에는 지하철이나 버스 대신 에어택시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것에 더 익숙해질지도 모르죠.  

# 하지만 에어택시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효율성’과 ‘가격경쟁력’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합니다. 에어택시는 과연 미래의 대중교통이 될 수 있을까요?[※참고: 이 기사는 더스쿠프 매거진 508호 기사를 근거로 재작성했습니다.]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동네마트에 갈 때나 모처럼 맞은 휴가로 멀리 여행을 떠날 때. ‘이동’을 앞둔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최적 경로’를 검색하는 것입니다. 지하철, 버스, 기차, 택시, 도보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두고 가장 편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늠해보는 거죠. 

이처럼 이동의 경로를 만들 때 우리가 우선순위로 삼는 두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하나는 환승 동선, 또다른 하나는 이동에 드는 경비입니다.

지하철ㆍ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은 갈아타야 하는 역이 많을수록 이동에 필요한 시간도 늘어납니다. 만약 이동시간을 줄이고 싶은 소비자라면 조금 더 비싼 요금을 내더라도 택시를 타고 ‘한번에’ 이동하는 걸 선호할 수 있죠.  

반대로 교통비를 아끼고 싶은 소비자라면 시간이 조금 더 걸려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확률이 높습니다. 아주 먼 거리가 아니라면 목적지까지 걸어갈 수도 있겠죠. 말하자면 시간과 비용 중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이동의 여정을 만드는 방식도 천차만별인 셈입니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환승 동선과 요금 둘 중 어느 하나라도 강점이 있어야 일상생활에서 이용하는 ‘보편적’ 이동수단으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환승도 복잡하고 요금도 비싼 이동수단이라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확률도 높다고 할 수 있죠. 

이런 맥락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이동을 위한 ‘베스트 조합’은 명확합니다. 이동시간은 짧고, 가격은 저렴한 케이스입니다.[※참고: 지난해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교통물류 대국민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20~79세 국민 1만명 중 62.3%가 ‘현행 대중교통 요금이 적정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택시 요금은 전체의 52.6%가 ‘비싸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럼 미래 ‘교통혁명’의 중심으로 꼽히는 도심항공교통(UAMㆍUrban Air Mobility)의 경쟁력은 어떨까요?

UAM의 주요 이동수단인 에어택시는 차로 꽉 막힌 도로를 달리는 대신 하늘을 날아 이동합니다. 덕분에 지하철ㆍ택시 등 기존의 교통수단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죠.

팩트체크 두번째 편(통권 525호ㆍ환승 딜레마와 수상택시 그림자)에서 살펴봤듯 에어택시의 ‘비행’ 속도가 기존 교통수단의 ‘주행’ 속도를 압도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렇다고 에어택시가 가장 효율적인 이동수단이라곤 단언할 수 없습니다. 

에어택시는 까다로운 안전 기준 탓에 정류장을 설치할 수 있는 장소가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출발지→에어택시 승하차장→도착지에 이르는 환승 동선이 길고 복잡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습니다. 환승 효율성에선 에어택시가 되레 일반 대중교통보다 뒤떨어질 수 있는 셈입니다.[※참고: 에어택시의 환승체계에 관해선 통권 525호 팩트체크 두번째 편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어택시가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불편한 환승 시스템’의 한계를 상쇄할 만한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그렇다면 에어택시 요금은 기존의 교통수단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지금부터 자세히 따져보겠습니다.

에어택시 가격경쟁력 ‘글쎄’  

먼저, 지난해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로드맵’에 따르면, 시장 초기(2025년) 에어택시의 기본요금은 ㎞당 3000원입니다. 지하철과 버스(간선ㆍ지선)의 경우, 1~9㎞까지 거리는 각각 1250원, 1200원의 기본요금을 책정하고 있습니다(서울시 기준).

1㎞ 기준으론 에어택시 가격이 지하철과 버스보다 2.4~2.5배 비쌉니다. 9㎞를 이동한다고 가정하면 에어택시 요금은 3만원까지 치솟습니다. 지하철ㆍ버스와의 가격 차이는 22~23배 수준으로 벌어집니다. 

일반택시 요금과의 차이도 적지 않습니다. 서울시 중형택시(㎞당 기본요금 1900원ㆍ2022년 123월 기준)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에어택시의 기본요금이 1.6배 더 높습니다. 지하철, 버스와 마찬가지로 장거리 이동일수록 요금 차이는 더 커집니다. 

30㎞ 거리를 이동한다고 했을 때 에어택시 요금은 9만원으로 일반택시 요금(2만5024원)보다 3.6배 비쌉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에어택시 요금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참고: 2022년 12월 기준 중형택시는 이동거리가 2㎞를 초과하면 ㎞당 758원의 추가요금이 붙습니다. 이를 감안해 최종 요금을 계산했습니다.]

[사진=조비에비에이션 제공]
[사진=조비에비에이션 제공]

문제는 에어택시의 높은 요금이 소비자들의 유입을 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국토부의 연구(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로드맵) 결과를 보시죠.

이 결과에 따르면, 에어택시의 기본운임이 2만원에서 4만원→6만원→8만원으로 높아질수록 기존의 교통수단(자가용ㆍ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에어택시로 옮겨갈 확률도 20.5%에서 5.8%→1.5%→0.4%로 급격히 떨어집니다.

소비자는 에어택시 선택할까  


자, 어떻습니까. 앞서 살펴봤듯 효율적인 환승체계를 만들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에어택시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적정한 요금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값비싼 이동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렇게 불완전한 여건 속에서 과연 에어택시는 미래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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