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주 렌위치코리아 대표 2편
30여년 함께한 직원들이 성공의 키
“어려운 길로 가길” 창업가 위한 조언

브라이언 주 대표는 “오랜 시간 함께한 렌위치 직원들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사진=천막사진관]  
브라이언 주 대표는 “오랜 시간 함께한 렌위치 직원들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사진=천막사진관]  

샌드위치 전문점 ‘렌위치(LENWICH)’가 한국에 진출한 건 올해 4월의 일이다. 렌위치는 미국 뉴욕 내 20여개 점포에서 연매출 5000만 달러를 올리고 있는 유명 샌드위치 전문점이지만, 그들에게 한국은 특별한 만큼 어려운 시장이다. 브라이언 주(주세붕·56) 렌위치코리아 대표 인터뷰 두번째 편이다. 그는 예비 창업자가 들을 만한 중요한 팁도 전했다. 

미국에서의 성공을 뒤로 하고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브라이언 주 렌위치코리아 대표. 이미 입소문에 나 있는 미국과 한국은 전혀 다른 시장이었다. 브랜드를 알리는 것부터 미국 현지와 같은 맛을 내기 위해 재료를 수급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깐깐한 한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브라이언 주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다. 

✚ 미국 소비자와 한국의 소비자도 다를 텐데요. 어떤가요. 
브라이언 주 대표(이하 주 대표): “한국 소비자는 저를 긴장하게 해요(웃음). 음식을 먹기 전에 사진을 먼저 찍고, 여러 평가를 주고받죠. 블로그나 SNS로 공유도 많이 하고요. 그러다 보니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커집니다.” 

✚ 직접 리뷰도 살펴보시나요? 
주 대표: “직원들을 통해 확인해요. 리뷰를 반영해 어떻게 개선할지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빵이 조금 눅눅하대요’라는 리뷰를 들으면, ‘뚜껑을 열어서 스팀을 좀 더 뺀 다음에 메뉴를 내야 한다’고 피드백을 주는 식으로요(웃음).” 

앞서 언급했듯 렌위치엔 능숙한 직원이 필요하다. 매장당 15~18명의 직원을 정직원으로 고용하는 이유다.

✚ 렌위치는 대부분 직원을 정직원으로 고용하고 있죠? 
주 대표: “렌위치는 조리에 준하는 과정을 거쳐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어요. 정직원이 돼야 제대로 만들 수 있고, 매장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 직원 교육 과정도 철저할 듯합니다. 
주 대표: “한국에선 1호점 개점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준비를 시작했어요. 올해 1~3월에는 ‘오픈조’ 직원들이 직접 미국에서 트레이닝을 했고요. 지금은 3호점 개점을 위해 새로운 직원들과 기존 직원들이 함께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 미국에서도 직원들과의 유대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해오셨는데요. 이유가 있나요. 
주 대표: “처음 렌위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30여년간 함께한 직원들도 꽤 많아요. 렌위치에서 만나 결혼하고 가정을 꾸린 이들도 있죠. 그런 인연들 하나하나가 모여 렌위치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창업이든, 사업이든, 장사든 동료가 흥망성쇠의 ‘키’라고 생각해요. 직원들과 소통하고 하나가 돼서 움직일 수 있다면 해볼 만한 비즈니스 아닐까요.” 


✚ 최근엔 비건 메뉴도 출시했습니다. 다양한 메뉴를 시도하는 이유가 뭔가요. 
주 대표: “미국에선 ‘비건’ ‘할랄(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음식)’ ‘코셔(유대교 율법에 따라 식재료를 선택·조리한 음식)’ 등 여러 소비자를 경험했어요. 이렇게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식당이 충족하지 못하면 모두가 함께할 수 없겠죠. 저는 ‘식당’이란 다 함께 얼굴을 보며 대화하고 시간을 보내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샌드위치 외에도 샐러드 메뉴를 강화하고, 비건이 즐길 수 있는 대체육 메뉴도 도입하고 있습니다.” 

✚ 음식 철학이 있으실 듯합니다. 
주 대표: “‘음식은 어떠해야 한다’는 거창한 철학은 없습니다(웃음). 다만 저는 매운 음식은 매워야 하고, 바삭해 보이는 음식은 먹었을 때도 바삭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눈으로 봤을 때 기대한 맛과 식감을 혀로도 느낄 수 있다면 좋은 음식 아닐까요.” 

✚ 렌위치는 벌써 30년 넘게 롱런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주 대표: “초심을 잃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맛과 서비스가 변하지 않아야죠. 한번에 확 타올랐다가 금세 식는 브랜드가 많은 게 사실이에요. 렌위치는 화려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꾸준히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자 합니다. 내가 맛보고 아내에게, 가족에게 사다주고 싶은 브랜드라면 1년을 버티고, 2년을 버티면서 길게 갈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주 대표: “쉬운 길보다는 어려운 길로 가라고 전하고 싶어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면 경험하고 공부해야겠죠. 샌드위치 가게를 차리고 싶다면 한두달 배워서 할 수 있는 가맹점보다는 1~2년 샌드위치 가게에서 직접 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네일숍을 열고 싶다면, 6개월이라도 바닥 닦는 일부터 시작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시간을 견딜 수 있다면, 그때 창업에 도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렌위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주 대표: “앞서 언급했듯 함께할 인연을 만나 좋은 팀을 꾸리는 게 지금의 목표입니다. 벽돌을 쌓듯 직원들과 한계단 한계단 올라가고자 합니다.”


렌위치는 내년 광화문·강남·판교 등에 6개 점포를 개점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 렌위치, 그리고 브라이언 주 대표의 도전은 어떤 성과를 맺게 될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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