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상승하던 주가 다시 주춤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현상 심화
연준 긴축 얼마나 유지할지가 관건

[자료 | 한국거래소, 사진 | 뉴시스]
[자료 | 한국거래소, 사진 | 뉴시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성장주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 12월 셋째주(12~16일) 네이버의 주가 하락률은 7.44%(19만5000원→18만500원)를 기록했다. 카카오 주가는 6.37%(5만8100원→5만4400원) 꺾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21% 하락했다는 걸 감안하면 형편없는 주가 수익률이다. 19일 종가 기준 네이버 주가는 1.66%, 카카오는 2.57% 상승하면서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셋째주 낙폭을 회복하는 데는 실패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12월 들어 좋은 흐름을 보였는데, 이어 나가지 못했다. 1~9일 사이 네이버 주가는 4.28%, 카카오는 3.01%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의 결정이 바다 건너 두 회사 주가 상승세를 꺾어 놨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직전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후 인상 속도를 다소 늦췄지만, 연준은 내년에도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금리가 오르고 유동성이 줄면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성장주 투자심리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흐름이 12월 초까지 좋았던 것도 숨 가쁜 금리 인상 행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거란 전망 덕분이었다.

그렇다고 긍정적인 지표가 없는 건 아니다. 증권가의 시선은 긍정적이었다. 최근 삼성증권은 네이버를 두고 목표주가를 21만원에서 24만원으로 상향조정했고, 카카오의 목표주가(6만원→7만원) 역시 끌어올렸다. 

많은 개인투자자도 두 회사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매수 기회로 삼았다. 12월 1일부터 16일까지 개인투자자는 네이버 주식을 435억원, 카카오 주식은 38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12월 셋째주엔 개인투자자 개별 종목 순매수(투자금액 기준) 순위에서 네이버가 1위, 카카오가 2위를 차지할 만큼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다만 주가 상승세가 꺾이면서 이들의 베팅은 결과적으로 적중하지 않았다. 주가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외국인투자자가 두 회사의 주식을 매도한 게 나쁜 영향을 미쳤다. 12월 들어 외국인투자자는 네이버 주식을 1169억원어치를 팔았고, 카카오 주식은 534억원을 순매도했다.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반등도 기대하기 어렵다. 증권업계는 올해 네이버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0.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의 연간 영업이익은 4.69%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점쳤다. 

IT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최근 외형 성장 대신 비용 통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긴 했지만 카카오는 먹통 보상 이슈, 네이버는 포시마크 인수 부담 등을 고려하면 당장 수익성을 개선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연준이 한동안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는 만큼 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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