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진의 건강통계학⓱ 독감 1편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침투하면
면역 체계 갖고 있지 않아 대참사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반응도 달라

최근 들어 독감이 참 독해졌다. 고열에 몸살까지 동반해서다. 건강이라면 빠지지 않았던 40대 직장인 김건강씨도 최근 독감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결근하고 말았다. 도대체 어떤 독감이기에 코로나19보다 더 무섭고 독한 바이러스란 말이 나올까. 직장인 건강통계학, 독감 제1편이다.

코로나19인 줄 알았다가 A형 독감으로 판명돼 치료를 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코로나19인 줄 알았다가 A형 독감으로 판명돼 치료를 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40대 직장인 김건강씨는 입사 후 10여년 간 단 한번도 결근한 적이 없다. 성실한 데다 ‘강철체력’이란 별칭이 붙을 만큼 건강했다. 그런 건강씨가 최근 결근했다. 며칠 전부터 너무 아파 몸을 가눌 수조차 없었다. 고열과 몸살이 심해서 내심 코로나19에 걸린 게 아닐까란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독감이었다. 다만, 건강씨에게 ‘다행히’란 말을 붙일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건강씨가 걸린 건 A형 독감이었다. 이는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A형 H1N1)에 감염되면 발병하는 독감이다. 말이 독감이지, 코로나19만큼 무섭고 독한 바이러스다. 최근엔 코로나19 확진자와 독감 환자 수가 늘어나면서 두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건강씨처럼 코로나19에 걸린 줄 알고 병원을 찾았다가 A형 독감으로 판명돼 치료를 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A형 독감은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여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럼 지금부터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실체를 살펴보자. 우리 인체는 감염증을 방어하는 다양한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한번 감염된 적이 있는 병원체가 몸에 침투하면 면역 기능이 작동해 감염을 막아준다. 혹여 병원체가 면역 기능을 뚫더라도 경증에 머물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우리 몸은 다르게 반응한다. 면역 체계를 갖고 있지 않아서다. 신종 인플루엔자가 대참사로 이어지는 사례가 숱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1918년 스페인 인플루엔자(스페인 감기)가 전세계 인구의 25~30%를 감염시켜 4000만명이 사망했다. 1957년 아시아 인플루엔자(아시아 감기)가 발병했을 땐 200만명, 1968년 홍콩 인플루엔자(홍콩 감기) 땐 100만명이 사망했다. 2009년 발병한 신형 인플루엔자(A/H1N1형) 역시 이듬해 8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팬데믹 종식을 선언했음에도 여전히 유행이 계속되고 있다. 

신종 인플루엔자는 약독형弱毒型 바이러스인지 강독형毒型 바이러스인지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다만, 인류는 지금까지 강독형 바이러스의 대유행을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다. 앞서 언급했던 신종 인플루엔자의 기반은 모두 약독형 바이러스였다. 

약독형 바이러스에 의한 인플루엔자는 호흡기 질환이 주요 증상이다. 하지만 강독형 바이러스는 훨씬 더 무서운 증상을 수반한다. 그중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호흡기 감염에 그치지 않고 혈류 중에 바이러스가 침입해 전신 감염을 일으킨다. 폐뿐만 아니라 뇌·심장·신장 등으로 감염이 확산될 수 있어 걸리면 치명적이다.

특히 매년 유행하는 인플루엔자의 치사율이 0.1% 미만인 데 비해,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의 치사율은 60%에 육박한다(WHO 통계). 사망자 대부분이 40세 이하나 소아가 중심이란 점도 문제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이미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대유행에 대비하고 있다.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사람이 감염된 사례가 드물긴 하지만, 이게 신종 인플루엔자로 바뀔 위험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럼 독감 등 신종 인플루엔자에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다음호에 계속> 

김국진 더스쿠프 편집위원
bitkuni@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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