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섭 작가의 손그림
돌아온 전투기의 흔적
증거 없음의 모순
데이터의 중요성

# 2차 대전 중 미국 해군 분석센터의 연구원들은 생환한 전투기의 기체를 뚫은 총탄 자국을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투기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었죠. 

# 그때 연구팀 소속 에이브러햄 왈드가 정반대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총탄 자국이 없는 부분을 보강하는 게 더 긴요합니다.” 그에게 이유를 물으니 설득력 있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 부분을 타격당한 전투기는 돌아오지 못했으니까요.”

# 많은 이들이 ‘유대인 학살’ 하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떠올릴 겁니다. 하지만 실제론 벨제크, 소비보르, 트레블린카 등의 수용소에서 더 많은 유대인을 학살했다고 합니다. 생존자가 되레 가장 많았던 아우슈비츠는 그곳에서 흘러나온 생생한 증언 탓에 가장 잔인한 수용소란 오명을 뒤집어쓴 셈입니다. 

# 어떤 문제를 진단할 때 특정 데이터만 판단해 잘못된 결론에 이르는 것을 ‘생존자 편향의 오류(Survivorship Bias)’라고 합니다. 어떤 문제든 여러 데이터와 의견을 종합한 다음 진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 정치도 사회도 ‘진영논리’가 휩싸고 있는 지금, 당신은 문제 앞에서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수많은 데이터를 참조하시나요? 답을 알 순 없지만, 지금 정치권은 ‘생존자 편향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듯합니다. 

송정섭 작가
songsuv@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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