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볼 만한 신간
성범죄자 감형 ‘구매’ 실태 고발
대학 이야기에 숨은 다양한 속사정
지옥 또는 천국 같은 소설가의 일상
타인의 삶으로 초대하는 신작들

「시장으로 간 성폭력」
김보화 지음|휴머니스트 펴냄


“성폭력 감형 패키지를 팝니다.” 반성문 2부, 탄원서 2부, 근절서약서 1부, 심리교육수료증(3일),상담사의견서(3일), 소감문…. 이른바 감형 컨설팅 업체가 만든 55만원짜리 감형 패키지다. 이 상품은 온라인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법정에서 성범죄자의 감형 사유로 활용된다. 성범죄자를 지원하는 게 하나의 산업이 됐다는 거다. 이 책은 성범죄자가 감형을 ‘구매’하는 실태를 고발한다. 

「정보의 지배」
한병철 지음|김영사 펴냄


이 책은 우리가 매 순간 접하는 ‘정보’가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민주주의 과정에 균열을 내고 있는지 밝힌다. 종족주의와 정체성 정치를 강화하는 음모론, 정보 전쟁이 돼 버린 선거전, 선동과 증오를 퍼나르는 댓글들을 살핀다. 저자는 오늘날 민주주의가 처한 위기의 원인을 디지털 구조 변동에서 찾는다. 그 위기를 ‘인포크라시(Infokratie)’라고 명명하고, 새로운 지배형태가 된 ‘정보체제’와 관련해 분석한다. 

「다이다이 서점에서」
다지리 히사코 지음|니라이카나이 펴냄


2008년 일본 구마모토 뒷골목에 문을 연 독립서점 ‘다이다이 서점’. 다이다이 서점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에세이에도 소개될 만큼 작지만 유명한 서점이 됐다. ‘묘한 책’과 ‘약한 자들의 책’만 파는 독특함 때문일까. 이 책은 다이다이 서점의 서점지기 다지리 히사코의 에세이다. 그가 서점을 오가는 손님들과 책, 그리고 서점의 일상을 써 내려갔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다이다이 서점을 아끼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한편-대학」
민음사 편집부 지음 | 민음사 펴냄


남들처럼 가서 남들처럼 다니는 ‘대학’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강력하게 작동하는 청년기 서사라고 할 수 있다. 학창 시절의 기억이 저마다 다르듯 20대면 누구나 다 간다는 대학 이야기의 속사정 역시 수만가지일 수밖에 없다. 「한편-대학」은 사회학, 정치학, 교육학, 철학, 지역학, 과학기술학, 역사학, 국문학 등 대학 안팎에서 쓰인 10편의 글을 통해 다채로운 속사정의 새로운 대학 서사를 보여준다. 

「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
김남숙 지음 | 민음사 펴냄


「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은 2015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해 2020년 첫 소설집 「아이젠」을 펴낸 소설가 김남숙의 첫번째 에세이다. 저자는 첫 소설집을 펴낸 후 생긴 생활의 변화를 다루는 한편 그와 무관하게 오랜 시간 이어진 감정의 파고, 소설을 읽고 쓰는 일, 그 반대편에서 꾸려지는 생활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소설가 김남숙이 소설을 쓰기 위해 보내야 했던 ‘가만한 지옥’ 같기도, ‘사소한 천국’ 같기도 한 시간을 마주할 수 있다.

「단월」
신덕룡 지음 | 시인수첩 펴냄


신덕룡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 「단월」이 출간됐다. 고재종 시인은 신덕룡 시인의 시를 “지금은 너무 낮고 아득하게 잘 들리지 않지만, 그러나 결코 지울 수 없는 길”이라 평한다. 신덕룡 시인의 시는 끊임없는 떨림의 파동들을 기억한다. 분열의 시대에 하나가 될 수 있는 이유를 수많은 바깥의 만남에서 찾는 시인의 시는 우리에게 또 다른 울림을 준다.

「시 보다 2022」
신이인·안태운·윤은성·윤혜지·임유영·임지은·조용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문학과지성사는 오래도록 우리나라 문학 실험의 최전선에 서 있었다. 이번에도 한국 현대 시의 흐름을 전하는 특별 기획 「시 보다 2022」가 출간했다. 문학과지성사는 새로운 감각으로 시적 언어의 현재성을 기능하고, 젊은 시인들의 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기 위해 2021년 문지문학상 시 부분을 신설했다. 「시 보다」는 문지문학 시 후보작을 묶어 해마다 한권씩 출간하는 시리즈다.


이지원·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책 제공=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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