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유안타증권 매각설
우리금융 원하는 증권사에 부합
양쪽 모두 M&A 설 부인했지만…
주식 매집 중인 유안타증권 대주주

유안타증권이 때아닌 매각설이 홍역을 앓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인수하길 원하는 증권사 기준에 맞아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유안타증권의 최대주주가 지난해 6월부터 지분 매입에 나섰다는 사실도 매각설을 키우는 요인다. 두 금융회사의 M&A 가능성을 양쪽 입장에서 각각 살펴봤다. 두 지붕서 피어오르는 군불의 의미는 무엇일까. 

■ 우리은행의 행보 =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인수·합병(M&A)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금융그룹이 움직이면서다. 대표적인 곳은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우리은행그룹이다.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증권·보험·벤처캐피탈(VC) 등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면서 M&A 의지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인수 대상의 조건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2월 8일 열린 2022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중형(증권사)인지 소형인지 정하지 않았다”며 “리테일(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주식위탁·자산관리 업무) 중심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새 수장으로 내정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도 M&A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임종룡 내정자는 NH금융그룹 회장이던 2014년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비은행 부문 강화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인수 후보는 SK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유안타증권 세곳이다. 이중 M&A 가능성이 높은 곳은 사모펀드(PEF)가 소유하고 있는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다. 하지만 두 증권사는 리테일보단 기업금융(IB)에 강점이 있어 우리금융의 방향과 맞지 않는다. 최근 유안타증권이 우리금융의 인수 대상으로 떠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안타증권은 우리금융이 제시한 조건에도 부합한다. 유안타증권이 보유한 국내 지점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8곳이다. 국내 47개 증권사 중 7위에 달하는 규모다. 자본총계가 5조원을 넘는 대형증권사인 삼성증권(43개)·하나증권(49개)·메리츠증권(8개)보다 많다. 그만큼 리테일 부분에 강점이 있다는 거다.  

우리금융과 유안타증권은 “M&A설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27일 공시를 통해 “유안타증권 인수와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것이 없다”며 “다만,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증권사 등의 M&A를 지속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안타 증권도 같은날 “최대주주 지분 매각 추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유안타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매각을 위탁하거나 지분 매각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 유안타증권의 행보 = 흥미로운 점은 유안타증권의 대주주 ‘유안타시큐리티스아시아파이낸셜서비스(이하 유안타시큐리티스)’가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는 거다. 유안타시큐리티스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9월 3976주를 사들인 이후 지분 매입을 멈췄다. 

그러던 지난해 6월 3만1000주를 사들이면서 다시 지분 매입에 나섰고, 지난 14일에도 1만4000주를 매수했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1억1455만8276주였던 주식은 지난 14일 1억1572만7887주로 116만9611주 증가했고, 지분율은 53.92%에서 54.46%로 높아졌다. 

[자료 | 더스쿠프, 사진 | 뉴시스]
[자료 | 더스쿠프, 사진 | 뉴시스]

시장은 매각에 대비해 지분율을 높인 게 아니냐고 분석을 내놨다. 지분을 다시 매입한 시기가 우리금융그룹의 증권사 M&A설이 재차 제기됐던 시기와 맞물리기도 했다. 유안타증권은 대주주의 지분매입은 매각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금융그룹의 M&A설이 불거질 때마다 유안타증권이 거론되는 게 곤혹스럽다”며 “증권사를 매각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주주의 지분 매입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며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이 M&A 가능성을 빌미로 주가를 움직이려 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요 금융그룹의 비금융 부문 강화에 나서면서 다양한 M&A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대주주 지분 매입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매각설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지 않은 유안타증권 대주주의 행보가 매각설을 더 키운 것 같다”며 “유안타증권의 매각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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