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볼 만한 신간
디지털 세계의 육중한 실체
야버즈 그리고 조선족의 삶
탐정의 시선으로 찾은 사랑
세상 속 숨은 이야기 찾아서

「‘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
기욤 피트롱 지음|갈라파고스 펴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스타’의 SNS에 ‘좋아요’를 눌렀다. 눈 깜짝할 사이에 전달되는 ‘좋아요’는 어떤 경로를 통하는 걸까. 가상현실처럼 느껴지는 디지털 세계는 사실 육중한 물리적 실체를 갖고 있다. 이 책은 ‘좋아요’가 전달되는 경로를 추적하고, 디지털 세계를 구성하는 인프라를 탐사한다. 이 인프라를 갖기 위해 강대국들이 어떻게 ‘영유권 전쟁’을 벌이는지, 그 경쟁 속에서 지구가 어떻게 파괴되는지 짚는다. 

「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
지나영 지음|자음과모음 펴냄 


원하던 정신과 레지던트 프로그램에서 떨어졌다.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가 정신과 의사라는 꿈을 이뤘다. 남부럽지 않게 행복할 것만 같던 찰나, 불현듯 난치병이 찾아왔다. 한국인 최초로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교수가 된 지나영 교수의 이야기다. 이 책은 병을 자신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삶의 굴곡을 지나온 그가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다. 두루뭉술한 말 대신 저자의 실제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들의 잠재력을 깨운다.   

「사장학개론」
김승호 지음|스노우폭스 펴냄 


‘사장’이 되는 순간 자신이 자신을 고용하고, 모든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하면 전부를 잃고, 가족마저 무너지기 일쑤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사장을 꿈꾸는 건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어서다. 글로벌 외식업체 스노우폭스그룹의 김승호 회장이 자신의 경영철학을 정리했다. 지난 7년간 3000여명의 사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장학 수업’을 바탕으로 사장들이 겪는 현실적 문제와 방향성도 제시했다. 

「야버즈」
전춘화 지음 | 호밀밭 펴냄 


조선족 작가 전춘화의 데뷔집이다. 야버즈는 오리 목에 붙어 있는 고기를 뜻하는 단어로 한국에선 낯선 음식이다. 저자는 “조선족은 이 야버즈와 같은 처지”라고 주장한다. 맛보기 전에는 선입견을 가지기 쉬운 음식에 조선족의 처지를 빗댄 거다. 실제로 조선족이란 이름에 있는 차별과 선입견을 넘어 조선족의 시선으로 쓴 세계는 우리의 세계와 다르지 않다. 

「모든 에필로그가 나를 본다」
구현우 지음 | 아침달 펴냄 


구현우 시인이 3년 만에 두번째 시집을 발표했다. 이번 시집은 탐정의 시선으로 우리가 잃어버린 감정과 소실된 사랑을 찾아간다. 구현우 시인은 과거 첫 시집을 펴낼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랑시 또는 이별시를 쓴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지만 모아서 보니 사랑에 천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시집은 더 나아가 그 ‘사랑’을 탐정의 시선으로 찾아낸다. 이번 시집의 포인트는 3년 사이에 생긴 그런 변화다. 

「문학인」
문학인 편집부 지음 | 소명출판 펴냄


다양한 문예지 중 2023년 주목해야 할 문예지를 골라야 한다면 그 답은 「문학인」이다. 「문학인」은 지금의 시대를 ‘반지성주의’라고 결론 내리고 문학의 역할을 이야기한다. 그중에서도 「혁명 속의 여성, 여성 속의 혁명」을 평한 ‘타자의 타자성 발견, 젠더의 시각에서 바라본 북한 여성문학의 다층성 추적’과 ‘X세대의 자기증명과 기억 소환 방식-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은 주목할 만한 글이다. 

「아무것도 안 하는 애인」
박라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시인 박라연의 아홉번째 시집 「아무것도 안 하는 애인」은 작가 특유의 감성을 담고 있다. 박라연 시인은 시집 속에서 자신을 직접 드러내다가 서정시처럼 자신을 흐리는 방식으로 감정선을 섬세히 매만진다. 시인은 존재감과 흐릿함 이 둘 사이를 스쳐 걸어가다가 결국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곳에 묵묵히 도착한다.

「그래스프 리플렉스」
김강 지음 | 아시아 펴냄


한국의 근미래 가상도시 영산시. 이곳은 진일보한 의학기술로 늙어죽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모든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정치까지도 노인만을 위해 작동한다. 아직 노인이 되지 않은 20~30대는 이 도시의 가장 하급 계급으로 전락해 생존 위협을 느낀다. 기득권이 영원히 유지되는 사회의 젊은이들은 비참하다. 김강 작가는 초저출산 한국 사회의 모습을 뿌리로 삼아 소설을 풀어나간다.   

이지원·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책 제공=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