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나비효과➊
애플페이 한국 서비스 출시
출시 첫날 가입자 100만명 돌파
커지는 휴대전화 간편결제 시장
NFC 카드단말기 보급률 낮아
간편결제 시장 경쟁 격화할까

애플페이가 지난 21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사진=뉴시스]
애플페이가 지난 21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사진=뉴시스]

# 지난 21일 아이폰 사용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고대하던 애플페이가 드디어 국내 시장에 상륙했기 때문이다. 반응은 뜨거웠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출시 첫날 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넘겼다고 알렸다. 애플 측이 “역대 최고 기록”이라고 평가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 이런 애플페이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성장 가능성만큼 한계도 뚜렷해 보인다. 무엇보다 애플페이에 필수적인 NFC(근거리 무선통신) 카드단말기 보급률이 낮다는 게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 그럼에도 간편결제 시장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반격도 준비했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는 애플페이 출시일에 맞춰 협업 서비스를 내놓았다. 애플페이의 국내 시장 진출을 견제하고 나선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간편결제 사업자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문제는 간편결제 시장의 경쟁이 소비자의 편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아직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편의성은 높아지겠지만, 수수료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어서다. 애플페이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애플페이 출시의 의미와 한계를 살펴봤다. 그 첫번째 편이다.   

“이제 삼성페이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애플페이의 사용처가 늘면 더 많이 사용할 것 같다.” 

‘된다’ ‘안 된다’ 앞말도 뒷말도 많았던 애플페이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와 손잡고 지난 21일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애플이 국내 이용 약관에 애플페이 관련 내용을 추가하면서 도입 가능성을 내비친 후 6개월 만이다.

[※참고: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3일 ‘신용카드사의 애플페이 서비스 제공 관련 필요 절차 등의 확인 결과’를 통해 “관련 법령과 필요한 절차를 준수해 애플페이를 도입할 수 있다”며 애플페이 도입을 공식화했다.]

시작은 나쁘지 않다. 애플페이를 출시한 현대카드의 정태영 부회장은 SNS를 통해 “21일 오후 10시 기준 애플페이 토큰 발행이 10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말한 토큰은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아이폰에 등록할 때 카드정보를 암호화해 발행하는 번호다. 이를 감안하면, 애플페이는 출시 하루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달성한 셈이다. 

물론 애플페이가 가야 할 길이 아직은 멀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편의성이 약간 부족하다. 교통카드 기능이 없는 건 대표적이다. 애플페이에 필요한 NFC(근거리 무선통신) 카드단말기의 보급률이 턱없이 낮다는 점도 소비자의 편의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신용카드 가맹점은 310만1000개다. 이중 NFC 카드단말기를 사용하는 곳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애플페이가 활성화하기 위해선 NFC 카드단말기 보급이 필수적이라는 건데, 문제는 가격이다. NFC 카드단말기 가격은 대당 15만~20만원 수준이다. 신용카드 가맹점의 절반 수준인 150만대를 보급하려면 2250억~3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더구나 전체 가맹점의 74%에 달하는 229만4000개가 연매출 3억원 이하의 영세가맹점이라는 걸 감안하면 NFC 카드단말기 보급 속도는 생각보다 더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애플페이 때문에 카드단말기를 바꿀 영세가맹점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NFC 카드단말기 확대는 되레 삼성페이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페이는 NFC와 단말기에 가까이 대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TS) 방식이 모두 가능하다. NFC 카드단말기 보급으로 애플페이가 아닌 삼성페이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페이와 달리 카드단말기에 가까이 대지 않아도 결제가 가능한 애플페이의 장점이 사라지는 셈이다.

그럼에도 애플페이가 ‘○○페이’로 불리는 간편결제 시장에 불러일으킬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그 배경은 아이폰 시장점유율이다. 지난해 3분기 13.0%였던 아이폰의 시장점유율은 아이폰14 흥행에 힘입어 4분기 34.0%로 상승했다. 이렇게 강해진 아이폰의 힘은 애플페이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휴대전화를 교체할 때 삼성전자가 아닌 애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결제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애플페이엔 호재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9월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휴대전화 제조사의 간편결제 일평균 이용 건수는 2020년 상반기 411만7000건에서 지난해 상반기 660만7000건으로 증가했다. 이는 신용카드 이용 건수 654만7000건보다 많다. 간편 결제 수단으로 신용카드가 아닌 스마트폰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간편결제 금액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0년 상반기 4009억원이었던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 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7231억7000만원으로 80.3%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거래가 크게 확산했기 때문이다. 

서지용 상명대(경영학) 교수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상태에서 애플페이가 진출했다”며 “애플페이를 원했던 아이폰 유저가 적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애플페이 사용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페이를 쓰기 위해 휴대전화를 바꾸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삼성페이가 지배하고 있는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간편결제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은 호재를 잡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이들이 애플페이의 파급효과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 이들의 경쟁은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이야기는 파트2에서 이어나가보자.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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