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웃도는 먹거리 물가
외식·가공식품 물가 크게 치솟아
치킨 1위 업체 가격 인상 시작
서민 고통 가중될 수밖에 없어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사진=뉴시스]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사진=뉴시스]

소비자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4.8% 올랐다. 그중에서도 먹거리 물가인 외식과 가공식품 물가가 크게 뛰었다.

외식물가는 1년 만에 107.39에서 115.45로 7.5%, 가공식품은 105.95에서 116.96으로 10.4%나 올랐다. 특히 가공식품 물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11.1%) 이후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각종 먹거리 가격이 이토록 오른 건 원·부자잿값,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끌어올린 영향이 크다. 햄버거, 피자, 치킨 등 외식 가격을 보자.

지난 2월 롯데리아와 맥도날드가 제품 가격을 평균 5.1%, 5.4% 올린 데 이어 버거킹과 맘스터치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피자 업체들도 가격을 끌어올렸는데, 미스터피자는 피자 가격을 4~5%, 한국파파존스는 피자를 제외한 사이드메뉴 가격을 최대 18% 인상했다. 

이어 치킨 업계까지 최근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먼저 업계 1위 브랜드인 교촌치킨은 4월 3일부터 소비자가격을 500~300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교촌치킨의 대표 메뉴인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오를 예정인데, 배달료까지 더하면 가격이 3만원에 육박한다. 


문제는 이것이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2021년 교촌치킨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자 뒤이어 bhc와 BBQ가 줄줄이 가격을 올리며 ‘치킨 2만원 시대’가 열렸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인상 계획이 없다고 하더라도 선두업체가 먼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업체들도 따라 올릴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가공식품 가격 인상 행렬도 멈추지 않고 있다. 주류업계에선 오비맥주가 버드와이저·스텔라·호가든·코로나 등 수입맥주 전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9.1% 인상했고, 하이트진로는 주점에서 판매하는 수입맥주 5종(크로넨버그1664블랑·써머스비·파울라너·기린·싱하)의 출고가를 평균 15.9% 올렸다. 이밖에도 라면(12.6%), 빵(17.7%), 치즈(34.9%), 우유(8.9%), 냉동식품(8.5%) 등도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오르며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경제학) 교수는 “먹거리 등 생활물가는 비탄력적이어서 가격을 올린다고 해도 그만큼 소비를 줄이긴 힘들다”면서 “가격을 올리면 올리는 대로 소비자가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입물가, 환율 등 대내외적인 환경이 개선되기 전까진 서민들의 고통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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