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성공한 배달의민족
라이더와 배달료 두고 갈등
알뜰배달 갈등 씨앗 될까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은 9년째 동결 중인 기본 배달료를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은 9년째 동결 중인 기본 배달료를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배달앱 업계 1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드라마틱한 실적 개선을 이뤘다. 2021년 756억원에 달하던 영업적자가 4240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건 대표적 사례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46.7%(2조87억원→2조9471억원) 늘었다. 

지난해 3월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원’의 수수료 제도를 개편한 게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당초 배달의민족은 배민원을 이용하는 점주에게 ‘중개수수료 1000원+배달비 5000원’의 프로모션을 제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프로모션을 중단하고 ‘중개수수료 6.8%+배달비 6000원’으로 제도를 개편했다. 당연히 점주가 배달의민족에 지불하는 중개수수료와 배달비가 늘었고, 이는 배달의민족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쿠팡이츠 등 배달앱 간 경쟁이 완화하면서 각종 프로모션 비용이 줄어든 것도 적자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배달의민족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이때 정작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지난 3일 배달플랫폼노동조합 남서울지부 소속 라이더들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2015년 이후 9년째 3000원으로 동결된 기본 배달료를 올려달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배민이 점주와 소비자에게 배달비 명목으로 6000원(배민원 이용시)을 수취하지만 정작 라이더들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건당 3000~4000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배민 라이더들은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과 계약을 맺고 일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점주와 소비자에게 밭은 배달비를 외주용역비 명목으로 우아한청년들에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라이더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앞서 노조와 사측은 13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배달의민족 측은 “기본 배달료 외에 거리당 요금, 날씨 수당 등이 더해져 실제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비용은 기본 배달비보다 많다”며 기본 배달료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료|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자료|금융감독원] 

더 큰 문제는 노조와 사측의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배달의민족이 28일부터 새로운 배달 서비스 ‘알뜰배달’ 도입을 앞두고 있어서다. 알뜰배달은 기존 단건배달과 달리 동선이 비슷한 고객들의 주문을 모아 한꺼번에 처리하는 방식이다. 단건배달 시 점주와 소비자가 분담해 지불하던 배달비 6000원은 점주 2500~3300원, 소비자 평균 2000원으로 낮아진다. 

하지만 알뜰배달이 라이더들에게도 좋을지는 알 수 없다. 언급했듯 기존엔 라이더가 받는 기본 배달료가 3000원이었다. 알뜰배달에선 라이더가 음식을 픽업할 때 1200원(서울 기준), 전달할 때 1000원 등 총 2200원을 받는다. 여기에 구간별 80원씩(0~100m 80원, 101~200m 160원 방식) 배달비가 더해진다.

이 때문에 알뜰배달을 두고 라이더들 사이에선 “사실상 기본 배달료 인하”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업계 1위 자리를 굳힌 배달의민족은 과연 라이더들과 상생을 택할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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