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 인수전 본격화
LVMH 참여설에 주가 들썩
미국 · 일본 시장 공략 본격화
할리우드 배우와 마케팅 박차
사모펀드 인수 후 급락한 기업가치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 관건

화장품 로드숍 1세대 브랜드 ‘미샤(에이블씨엔씨)’가 낯선 얼굴을 새 간판으로 내세웠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올슨’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하면서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매출 성장세가 나타나는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해외 진출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IMM PE의 계획인 듯하다. 

할리우드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이 ‘미샤’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동한다.[사진=에이블씨엔씨 제공]
할리우드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이 ‘미샤’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동한다.[사진=에이블씨엔씨 제공]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주가가 모처럼 들썩였다. 에이블씨엔씨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진행한 예비입찰(3월 20일)에 5곳 이상의 투자자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그중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산하 화장품 전문기업 ‘LVMH P&C’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IMM PE 측은 LVMH P&C의 참여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시장은 이미 반응했다.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모처럼 장중 9170원(3월 21일)을 찍었다. 올해 초(1월 2일) 5070원에 머물던 이 회사의 주가는 현재 8860원(4월 19일)까지 올랐다. 


에이블씨엔씨의 몸값을 끌어올려야 하는 IMM PE로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2017년 4200억원을 투자해 지분 59.2%를 인수했지만 이후 실적 부진에 지분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에이블씨엔씨가 할리우드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을 미샤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한 것도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엘리자베스 올슨은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배우다.

회사 측은 “할리우드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과 함께 글로벌 캠페인 ‘뷰티 이즈 리얼리티(BEAUTY IS REALITY)’를 진행한다”면서 “효능 중심의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을 추구해온 미샤의 정체성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스타를 앞세워 기업 가치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해외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게 에이블씨엔씨의 포석이란 건데,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에이블씨엔씨 미국 법인은 전년 대비 34.2% 늘어난 152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일본 법인 매출액은 같은 기간 3.6%(442억원→458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액 중 해외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2년 새 24.9%포인트(2020년 27.7%→2022년 52.6%) 높아졌다. 박은정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에선 드러그 스토어를 중심으로 브랜드 입점을 확대하고, 미국에선 아마존 등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소비자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중국 시장의 변화에 대응해 미국·일본 등으로 해외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지난해 국내외 비효율 매장 구조조정, 온라인 채널 확대 등으로 흑자 전환(영업이익 99억원)엔 성공했지만 이 기간 매출 규모는 5.7%(2021년 2629억원→2022년 2478억원) 쪼그라들었다.

김주덕 성신여대(뷰티산업학) 교수는 “미국·일본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면서도 “중저가 브랜드라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이블씨엔씨는 과연 몸값을 높여 새 주인을 만날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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